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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손이 May 16. 2023

나의 살던 고향은

내가 살던 고향은 

고향이라는 단어는 

머리 희끗하고 주름진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나 어울리는 단어인 듯했다. 

그리고 왠지 농촌 산촌 어촌 시골느낌이 난다. 


대전에서 태어나 30년 자라고 

수원에서 10여 년 살고 있는 나는

고향이란 단어가 무척 살갑다. 


고향.

7살 즈음까진 말 그대로 시골에서 자랐다. 

대문을 열고 나가면 커다란 느티나무가 보이고, 논이 펼쳐졌던 곳. 

연년생인 언니와 남동생, 그리고 지금은 이름도 잊어버린 동네 아이들과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놀았다. 

소꿉놀이도 하고, 아기사방도 하고, 산을 넘어오기도 하고, 

아득한 어린 시절엔 정겨운 시골이 담겨있다. 

그래선가 지금도 도시보단 시골이 편안하다. 


아들은 

아파트가 가득한 도시 한가운데서 자라고 있다. 

엄마의 욕심으로 숲과 텃밭에서 노는 유치원에 보내기도 했지만 

아들은 정돈되고 정갈하고 반듯한 아파트 단지가 편하다고 한다. 


온갖 허연 콘크리트 건물만 가득한 곳에서 자라면서 

자연을 사랑해야 한다, 자연에서 놀아라, 흙에서 뛰어야 한다.... 하는 건 

사실 어불성설인 듯하다. 


그래도 아들에게 고향이 어디야 물으면 

"수원!'이라 말한다. 수원이 좋다고도 한다. 


너와 나의 고향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너도 나이가 먹으면, 세월이 흐르면 지금 우리의 모습이 

고향의 그리움으로 남겠지. 

그때 그랬는데.... 하며 희미한 미소를 짓겠지. 


이곳에서 너와 더 좋고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야겠다. 

지금이 너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될 테니까. 

그 추억은 평생 너의 삶에서 따스함을 담당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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