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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마스라임 Dec 31. 2021

너의 미래 정원이 궁금해

Flower Activity8_다육정원 만들기


큰 아이의 생일은 식목일입니다.


첫 아이인지라 출산에 대한 지식도 너무나 없어 출산에 대한 책도 엄청나게 찾아 읽고 인터넷 검색, 맘까페 커뮤니티도 무척이나 많이 봤던 것 같습니다. 처음이고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던 만큼.  뭐 그렇게 안다고 하더라도 경험한 것과는 천지차이였습니다만.

 

아이는 10개월을 꼬박 채우고도 도무지 나올 생각이 없었습니다. 산부인과 선생님께서는 일주일 더 기다려보자고 하셨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일주일 꽉 채웠음에도 도무지 나올 기미가 안 보였습니다.

신혼집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6층 아파트였는데 나올 생각이 없는 아기를 독려하기위해 만삭의 몸을 이끌고 계단 오르기를 반복하였답니다. 또 임산부 요가로 더 많이 움직이려고 열심히 몸을 움직였습니다.  그러면 순산한다고도 들었거든요.


그러나 한편으론 이때쯤되니 이제는 출산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제때 나오지 않아서 아이가 잘못될 일이 더 걱정이 됩니다.


아효....배속의 아이는 엄청 컸습니다. 낳았을때 무려 4.5kg.

특히 머리가 아주 컸습니다.


일주일 지난뒤 의사선생님께서는 산모가 작아 아이가 뱃속에서  더 이상 있기에는 아이에게 공급될 산소나 영양, 또 산모의 체력면에서도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이제는 출산을 해야하겠다고 선고를 하셨습니다.


일단 자연분만을 하고 14시간을 진통을 하는데 어찌나 아팠던지 지금도 출산의 고통이 뼛속까지 아로새겨져 있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아이가 나올 기미가 안보여서 유도분만을 했고 다시 몇 시간의 진통을 겪는데 아이의 머리가 너무 크기도 하고 안되겠다고 수술 준비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많은 시간 자연분만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냈는데 결국은 수술을 해야 한다니 기가 막힐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뱃속 아이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모모야, 아직도 엄마 배속이 좋구나. 그런데 이제는 나와서 엄마 얼굴 봐야지. 엄마는 모모가 아주 많이 보고 싶거든. 얼른 나와봐~' 하고 마음 속으로 아이에게 말을 건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아이가 드디어 세상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다시 자연분만의 일련의 과정을 처음부터 시작했고 마침내 아이의 응애 소리를 들었습니다.


정말 응애 라고 합니다. 남편이 탯줄을 자르고 양수를 닦아내고 제게 안겨주는데 정말 실감이 안 났습니다. 그 머리 큰 녀석을 자연분만으로 낳았다니 저도 제가 대견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안나오려고 버티다가 나온 날이 4월 5일, 식목일이었습니다.

아기를 가만 들여다보면서 '너가 날짜를 선택했구나, 꼭 이날여야 했구나' 했습니다. 꼭 이날여야만 하는 이유가 아이에게는 꼭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아마도 살아가면서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고 싶은 기대감과 궁금함이 더욱 커졌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기억도 하지 못하는 때에, 기저귀떼고 아장아장 걸어다니던 무렵  아이와 봄나들이 겸 양재 화훼공판장에 데리고 가서 생일 나무로, 자그마한 해피트리를 사주었더랬습니다. 아이와 함께 자라는 모습으로, 이때의 내 기억도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첫 아이라 더 각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주기 전 혹여 나무가 잘 자라지 않으면 아이가 어떻게 생각할지 혹시 자존감에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싶어 고민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식물 하나 살 일이 이렇게 많은 고민을 할 일인가 싶어 제 자신에게 어이가 없기도.


엄마란 아이와 관련된 일이라면 이렇게 어느 것 하나 허투루할 수 없는 마음인가 싶어 이게 모성이란걸까 또 하나의 새로운 마음의 경험을 담았습니다.

그 해피트리는 아이와 함께 자랐고, 아이가 폭풍 성장을 할 때 해피트리도 엄청난 속도로 자라더라구요. 지금은 나무의 키가 170cm 로 자랐습니다. 지금 아이의 키와 비슷합니다. 마치 쌍둥이 같아요.


생일 날짜 때문인지 아이는 생명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곤 합니다. 고양이와 강아지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 새, 말, 물고기 그리고 온갖 식물 등 생물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오래된 아파트단지에 살고 있어 길고양이들이 많은데요, 매일같이 길고양이에게 간식을 챙겨주려고 하고, 길고양이 급식소도 재활용장에서 적당한 재료를 찾아 만들어주기도 하고 말입니다. 자기는 커서 커다란 농장에서 많은 동물들을 키울거랍니다.


코시국에도 봄은 도래했고, 밖에 나가지 못해 더욱 봄날이 그리웠던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식목일 맞이 나무심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물주며 관리하기에는 일반 관엽식물 보다 다육식물이 크기도 작고 매번 물을 주는 것이 아닌 다육식물이 더 좋을 것 같아서 다육식물로 화분에 정원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 준비물 :::::::


소재: 다육식물 5~6가지 (십이지곤, 청옥, 팡파레, 옵튜샤, 화재, 유접곡, 녹보담 등)

씻은 마사, 다육식물 전용 흙, 자갈 or 에그스톤 or 화산석 등 장식용 돌, 동물 피규어, 화분, 미니 삽 등 도구, 신문지


다육식물은 정말 모양도 색감도 다양해서요, 골라심는 재미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다양한 다육이들을 보여주고 싶어서 모양과 색감이 제각기 다른 것들로 10가지를 골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만져보기도하고요, 어려운 이름도 식물원 사장님께서 일일히 써준 것을 따라 읽어보면서 알아봅니다.

베란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준비를 해봅니다.

먼저 화분에 화분용 깔개를 구멍에 맞추어 줍니다.

제일 먼저 배수층을 만들어 줄 건데요, 씻어 나온 굵직한 마사흙을 넣어 줍니다.

1/4~1/5 정도를 바닥에서부터 채워주고 평평하게 잘 보듬어 줍니다.

그 위로 다육이 전용 흙을 절반보다 더 많이 붓고 잘 펴줍니다.

그러면 다육이를 심을 준비를 마친 셈입니다.

아이에게 어떤 다육이들을 심을 것인지 직접 고르게 해주면 더 좋지요.

자신만의 정원을 조그마한 화분에 펼쳐 놓을 것이니 아이가 더욱 신경을 써서 고릅니다.

모종 화분에서 다육이를 꺼낼때는 화분의 벽면을 살살 눌러 흙이 화분에서 떨어지게 하고

화분의 밑을 손가락으로 쑥 밀어 올리면 쉽게 빠집니다.

미니삽으로 심을 다육이가 들어갈 자리를 조금 파줍니다. 그리고 그 안에 다육이를 넣어줍니다.

그리고 옆의 흙을 가져오거나 흙을 보충하여 위를 덮어줍니다.


심을 때는 크기가 좀 다육이들을 먼저 위치시키고 작은 다육이들을 채워가면 심기도 구성도 하기가 수월합니다.



아이는 팡파레 다육이가 제일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마치 꽃 같다고요.

꽃을 심고 주변에 그린 소재를 넣어주듯 그 다음에는 청옥을 각각 떨어뜨려 심어줍니다.

그리고 빨강색 화재도 심어주면서 하나씩 심어 나갑니다.

십이지곤과 녹보담까지 심어주니 정말 화분 안이 근사한 정원이 만들어집니다.

이제 다육이들에게 흙을  골고루 덮어주면서 좀 더 흙을 채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식돌로 펀칭을 해줍니다.

정원에 돌들이 들어가니 훨씬 예뻐지는 것 같아요.


붓으로 화분위의 흙을 털어내고 정리를 좀 해줍니다.

그렇게 아이만의 다육정원이 완성되었습니다.

음~~ 정말 예쁘구나~



아이는 이곳이 정글이라네요. 어떻게 엄마 눈에 보이는 예쁜 정원이 졸지에 정글이 되는건지, 관섬이 달라고 어쩜 이렇게나 다른 건지 도대체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레고 표범 피규어를 데리고 왔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온갖 자그마한 피규어가 총출동해서 한바탕 놀이가 시작됩니다.


아이는 온갖 동물을 다 키워보고 싶다고 하는데, 이번 다육정원을 만들면서 자기가 키우고 싶은 동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멋진 정원도 만들어 줄거랍니다. 주책없이 엄마는 없냐고 물었더니 일단 자기 것 먼저 만들고나서 생각해보겠답니다.


'엄마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 하는 서운한 마음보다는 아이가 자기 꿈을 생각한 것 만큼 펼쳐나가기를 바라는 것없이 지켜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더 많아집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가 오니 아이를 그대로 지켜봐 주는 것이 엄마의 몫이고, 앞으로 살아가는 것은 엄마가 대신할 수 없는 너의 몫임을 서서히 깨닫게 됩니다.


12년전 출산의 고통을 뼈속에 아로새긴 응애 아가에서 엄마보다 무려 6cm나 더 큰 아들을 바라보는 13년차 엄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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