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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마스라임 Oct 03. 2022

아이 손으로 만들어낸 이 작은 놀라운 세상 속 너의 꿈

Flower Activity 11_미니 테라리움 만들기

요즘은 반려동물 못지않게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습니다. 바깥을 나가서 자연을 접하기가 어려운 팬데믹 시기라 더욱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일주일 내내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학교-집-학원을 도는 주중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주말이면 으례히 바깥 나들이 준비로 바쁘기 마련입니다만 통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그저 베란다 밖의 가로수를 보고 일렁이는 무성한 나뭇잎의 군무로 밖에는 새삼 바람이 부는구나를 눈으로 확인하며 손을 뻗어 비로소 한 줌의 시원함을 느끼고, 코끝을 스치는 간지러운 감각으로 자연을 한 조각으로 무의식적으로 감각을 느끼며 하염없이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렇게 무심히 넘기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견딜 수 없는 날들에 우울감이 밀려올 때면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는 시구를 되내이곤 했습니다.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소중함을 이렇게 깨닫는 순간이 올 줄이야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 자연을 아이들에게 접해주기 위해 식물들을 가까이 두려고 비교적 아이들이 키우기 쉬운 식물들을 들여놓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에어플랜트라 불리는 이오난사 틸란시아 같은 공중식물과 물에서도 잘 크는 수중식물, 그리고 물을 많이 그리고 자주 주지 않아도 잘 크는 다육식물입니다. 


아이들에게 식물을 좀 더 가까이 접하게 하려는 엄마의 의도라면 식물이 갖고 있는 생명으로서 존재를 아이들이 생각해 주길 바랬고,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이 물을 주고 관심을 갖으면서 식물과 상호작용하는 내밀한 정서면에서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들어 버리는 식물키우기는 아이들의 책임감을 배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공중식물을 매달아 두면 베란다는 공중정원도 되고 넉넉한 대야에 자갈 넣고 물부어 스파티필름이나 아이비, 개운죽, 테이블야자 같은 수경재배식물을 넣어주면 작은 연못도 되고요,  화분에 심어놓은 작고 작은 다양한 다육식물들이 있으면 베란다는 아이들의 또다른 우리집 만의 정원이 됩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레고 피규어나 작은 동물 피규어들을 잔뜩 가져다 놓고는 한바탕 밖에서 노는 놀이를 펼치기도 합니다. 놀이터에 나가 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나름의 방법이 되기도 했는데 엄마의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한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지금.


"자, 우리는 우리의 작은 세상을 만들어보자구!

미니 테라리움 속으로 말이야."




:::::::::: 준비물 :::::::::::


소재: 다육식물 2-3가지

재료: 유리볼, 씻은 마사, 다육식물 전용 흙, 작은 색깔 장식돌(흰색돌), 동물 피규어 

        신문지, 미니삽 등




먼저 유리볼에 세척마사를 덜어 깔아줍니다. 배수층을 만들어주는 작업이랍니다.

손으로 토닥토닥해서 자리를 잡아주고요. 

다육식물 전용 흙을 그 위에 덜어 얹어줍니다.

두 남매가 사이좋게 마주 앉아 작업하는 모습이 이쁩니다. 

포트에 있는 다육식물은 옆을 주물러 준 다음, 살살 들어올려주면 잘 빠집니다. 

얹은 유리볼 안의 흙에 다육식물을 위치시켜 줍니다.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고사리 손으로 다독다독~


'엄마~ 흙냄새가 나요!'


그러고보니 비가 올 때 흙냄새도 때때로 그리운데.....


집중력은 좋다만.....와.......너 진짜 성격 나온다. . . . . .=.=;;;;


그 위로 색깔 돌을 올려줍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피규어를 올려주면 

미니테라리움 완성입니다.



우와~~ 너무 귀엽습니다.


아이들이 만들어낸 이 작은 유리볼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새로운 세상이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강아지, 말, 토끼, 병아리, 고양이가 있고 푸르른 숲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그냥 만들어낸 테라리움 아닌 아이들이 꿈꾸는 팬데믹 이전의 세상이 담겨있습니다. 


초록 물결이 이는 곳에서 귀여운 동물들과 자유롭게 아이들이 뛰노는 세상을 아이들은 어른 못지않게 마음 속으로 몹시도 기다리고 있었던가 봅니다.


말하지 않았던 아이들의 마음을 이렇게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딱히 물어보려고 생각도 못했던 세심하지 못했던 엄마였다는 생각에 미치자 뜨끔하기도 하면서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새삼 순수함에 마음 환해지고 더불어 아이들의 표현은 때때로 사람의 마음을 따듯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은 아이들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작은 세상에 저는 문득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미래란 아이들이 만들어나갈 것이니깐요.


두 남매를 둔 나는 아주 많이 행복한 엄마이고, 

그것을 깨닫게 해 준 아이들에게 고마웠습니다.




팬데믹은 아이들에게 평소에는 관심이 없었던 그저 엄마가 좋아하는 취미 정도로만 생각하던 것을 조금 더 가까이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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