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언어 공부란 무엇인가.
어렸을 때 나는 디즈니 영화를 보는 걸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영어에 흥미를 느꼈었다. 그러나, 한국식 교육을 통해 '영어 공부'를 벼락치기식, 단순 암기식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일본에 가고 난 후, 나의 영어는 거기서 멈춰버렸다.
한국에 돌아와서 영어를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에 영어회화, 아이엘츠 등 각종 학원이나 전화영어을 해보았지만, 마음속에서 이게 나에게 맞는 공부방식이 아닌 것 같아 1-2달 정도 다니고 말았다. 한국은 영어 교육의 열정이 굉장히 많은 나라라, 다양한 분야와 목적의 학원, 과외도 많아지고 레벨 별로 담당하는 선생님의 스펙들도 대단하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짧게 금방 질린 걸까.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언어를 배우는 목적'이 학원과 나랑 맞지 않았다는 것이 큰 이유였다. 다들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가 취업, 유학, 이민, 워홀 등 다양하다. 물론 이러한 목적들도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그 목적의 전 단계를 생각해보면, 영어는 점수를 내기 위한 수단, 배우는 과목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우는 언어다. 그런데, 학원에 가보면 정해진 시간 내에 배워야 할 진도 양은 정해져 있으니, 독해/듣기가 중심이고, 정작 현지에 가서 사용해야 하는 말하고 쓰기에 시간을 투자하는 곳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학원의 빡세고 강제적으로 외워야 하는 방식에 쉽게 질려버렸다.
일본에서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를 떠올려보았다. 내가 일본에 와서 1년 만에 N1를 딸 수 있었고 그 후 6개월 후에는 대학에 합격했고 학과 내 차석으로 졸업했다. 어학원에서 가르쳐주는 기본적인 문법, 단어는 있었지만, 솔직히 어학원을 다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원어민 선생님이라도 잘 가르쳐주시고 자신에게 맞는 선생님은 잘 안 계신다. 수업보다는 나는 혼자서 하루 종일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흥얼흥얼 거리기도 했고 혼자서 한일 교류회나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일본어 실력은 올라갔다. 결국, 언어 공부란 내가 꾸준히 노력하고 얻어내야 하는 것이다.
유튜브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혼자서 영어 공부하는 영상을 발견할 수 있다. 나 또한, 혼자서 공부를 시작해보았다. grammar in use 매일 챕터 2개씩 필사하면서 혼자서 나름대로 이해해보려고 했다. 영단어도 외워보고 혼자서 영어 책 읽어보기도 했다. 2달 정도 도전하다가 혼자서 공부하는 게 익숙해지지만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해서 온라인으로도, 오프라인에도 영어회화 스터디에도 참여했다. 참여하는 사람들의 유창한 영어 실력에 기죽기도 했고 많은 걸 배워보기도 했었다. 그렇게 공부하다 나의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고 해외 대학에 관심이 생겨서 PTE라는 영어시험을 쳐봤다. 결과는 내가 원하는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점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OVERALL 64, 이치 61 넘는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찾아보니, PTE 66가 IELTS 7.0, PTE 56이 IELTS 6.5이라 하니 나는 그 사이에 있는 점수인 것 같다.)
여러 방식으로 영어라는 존재를 어떻게든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영어란 존재가 참 알가다고 모를 존재다. 몰랐던 단어가 드라마나 해외 방송에서 쉽게 들렸을 때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순간의 달콤함이 쉽게 오지는 않는다. 그 즐거움보다는 나 스스로에게 오는 분함과 좌절감이 더 컸다. 머릿속으로 고민하지 않고 자유자재로 영어를 쓰고 싶은데, 거기까지 가기란 나의 어휘력과 영어 실력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스터디에서 선생님께서 '영어를 영어로 받아들이려면 그만큼 우리는 노력을 계속해야 돼요. 저 또한 영어를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영어를 놓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어요'라고 말씀하시는 의미가 알 것 같다. 나는 계속 영어를 한국어로 해석하려고 하는 버릇이 있다. 왜냐면 한국어로 읽는 게 편하니깐. 그런데 한국어로 이해해버리면 영어 표현은 금세 까먹어버린다. 영어를 영어로 받아들이기, 그만큼 나의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영어 실력을 올리려면 참 힘든 환경이지만, 그래도 여기서 포기하기 싫다. 어렸을 때나 지금에도 '영어'를 좋아하고 갖고 싶은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예전에 비해 지금은 영어를 공부하는 수많은 방식들이 있다. 그 안에서 나에게 맞는 영어 공부를 찾기 위해 그래도 오늘도 나는 영어책을 펴서 공부한다.
ps. 혹시 영어를 공부하시면서 나만의 팁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회수 이렇게 많이 나온 적 처음이라 알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 글이 뭐라고ㅠㅠ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