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싶었다
잘 먹고 싶었다
작년 어느 날부턴가 양이 점점 늘어났다.
시댁에서는 잘 먹는 며느리를 좋아하고
유튜브 속 먹방은 유행인 듯 아닌 듯 자리 잡아 어느덧 불쑥불쑥 보고 있을 때가 있고
정말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이 어느새 동경의 느낌까지 가버렸다.
또 하나
잇몸이 약해서 하나씩 무너져 가는 이 때문에
염증을 달고 살고 심지어는 이미 어금니 3개를 빼버린 상황에
잘 먹고 씹고 하는 것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에 미리 그 행위를 하려고 하는 것도 있는 듯하다.
입 짧다고 하는 소리를 듣던 내가
2024년 4월에 이르기까지
먹고 먹고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임신기간 빼고 최고 몸무게를 달성하고 말았다.
작년, 재작년에 이어 이것저것 해본다고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썼던 탓에
지금은 무기력을 동반하여 약간의 우울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요즘
아무것도 하기 싫은 마음을 갓 탈피하고
이제는 몸을 좀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욕구가 생기다
욕구란 무엇을 얻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바라는 일이라고 한다.
다행이다.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것.
심박수를 높여서 헉헉 거림을 느끼고 싶다.
몸이 무거워서 둔해 보이는 걸 탈피하고 싶다.
나는 이런 욕구가 생겼다.
더불어 외형적으로 더 밝고 이뻐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몸을 쓴다는 것은 동시에 마음도 동글하게 만들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관리하는 게 쉽지 않으니
몸을 먼저 움직여 보겠다.
봄아 고마워
봄이 왔다.
봄이 봄이지 뭐.
하고 여태껏 살아왔다. 그저 따뜻하고, 벚꽃이 피고 지고의 느낌이 봄이라고 표현했다면
올해의 봄은 다르게 느껴진다.
며칠 전 바람막이 정도의 가벼운 옷차림으로 이틀 연속 1시간 정도씩을 걸었던 적이 있는데
다녀온 후, 이상하리만큼 나에게서 에너지가 느껴지고 기분이 좋아졌다.
책이 읽히고, 방을 정리하고, 힘들지 않게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몸을 움직일 마음이 생기다.
10년도 더 된 촌스러운(?) 운동화에
언젠가 운동을 하겠지라고 사 두었던 젝스믹스 운동복을 입고
적당히 두꺼운 하나뿐인 패딩점퍼를 입고 나온 새벽 6시 30분의 나.
내가 정한 시간에 재빠르게 갈아입은 어설픈 복장이
운동을 할 거라는 내 마음을 집중시켜 주는 것 같아서 좋다.
살짝 뛰어보기도 하고
걸어보기도 하고
학창 시절부터 듣다 말다를 반복한
굿모닝 팝스를 몇 년 만에 들으며 그렇게 30분을 걸었다.
이름아침, 몸을 움직이고 온 소감은
역시나 생각한 대로 좋다.
기분 좋게 따뜻한 샤워를 끝내고, 아이와 함께 먹을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오늘의 나의 아침.
가수 비씨가 아침 루틴으로 계란 2개, 견과류 한 줌, 아메리카노, 과일로 탄수화물을 대신한다는 걸 보고
하나만 따라 해 본 삶은 계란으로 단백질 채우기.
반숙에서 살짝 완숙이 될라 말랑하게 부드럽게 잘 되었다.
인덕션 기준 중불로 11분 하니 딱이다.
그리고, 블루베리는 배우 배종옥 님의 동안 비결이라는 게 문득 생각나서 따라먹어본다.
아이 등원 후는 커피 먹는 것이 국룰 아니겠어요!
달달한 커피와 아메리카노 중 무엇을 먹을까 항상 고민되는 타임의 승자는?
오늘 처음 만들어본 아포가토 커피:)
최근 알게 된 저당 아이스크림 라라스윗과 네스프레소의 만남
생우유 맛 적당히 퍼서 80mL가 추출되는 네스프레소 커피 쫙~
비율이고 뭐고 없이 그냥 막 만든 커피에 감동을.
오늘을 기록하다 보면
왠지 찬란해지는 하루가 되겠지.
멜로망스의 찬란한 하루라는 노래가 좋아서
어떻게든 이 단어를 쓰고 싶었다.
나의 찬란한 하루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