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시장에 디지털 혁신 바람이 불다
자동차 정비 현장에서 타이어 교체는 필수적이지만 그 과정은 여전히 불편과 비효율로 가득합니다.
재고와 가격은 전화로 확인해야 하고 거래 조건은 불투명하죠. 딜러타이어는 이 낡은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2018년 설립되었습니다. 지난해 혁신의숲 어워즈에서 균형성장상을 수상한 바 있는데요.
B2B 타이어 유통 플랫폼 ‘블랙서클(Blackcircle)’을 시작으로 소비자를 위한 B2C 서비스 ‘타이어픽(TirePick)’, 매장 관리 SaaS ‘타비스(TAVIS)’까지 확장하며 타이어 유통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창업자인 이종필 대표는 한국타이어에서 14년간 상품 기획과 영업, 마케팅을 경험한 업계 전문가인데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이종필 대표에게 딜러타이어의 창업 배경과 성장 과정, ‘투명하고 공정한 유통’을 강조하는 비전, 그리고 전기차 시대를 앞둔 글로벌 확장 전략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딜러타이어 대표 이종필입니다. 저는 첫 직장을 한국타이어에서 시작해서 약 14년 동안 상품 기획·개발, 영업, 마케팅 등 타이어 관련 다양한 업무를 맡아왔습니다.
사실 법학을 전공하면서 법률가를 꿈꾸던 시절도 있었는데, 우연히 타이어 업계에 들어오게 됐고, 업계에서 성장하면서 이 길이 제 평생 업이 되겠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특히 제 경력의 전환점은 미국에서의 경험이었습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약 3년간 미국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며 글로벌 시장을 직접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때 한국에서는 타이어 유통이라고 하면 작은 카센터나 전문 도매점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미국에서는 수조 원 규모의 대형 리테일러나 마트 체인이 타이어를 대규모로 유통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안에서 상품을 기획해 디스카운트 타이어 같은 연 매출 3조 원 규모의 리테일 채널이나 백화점, 마트 채널에 맞는 타이어를 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제가 잘 알고 자신 있는 타이어라는 아이템만으로도 충분히 규모 있고 의미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오면 반드시 이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열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도 바로 그때였습니다.
딜러타이어를 창업하게 된 건 결국 제가 현장에서 직접 겪었던 불편함 때문이었습니다. 한국타이어에서 근무할 때도, 또 제가 직접 정비센터를 운영할 때도 늘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이 산업은 아직도 전화와 오프라인에만 의존할까?’ 재고와 가격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지 않으니 소매점이나 정비업체 입장에서는 항상 불리한 조건에서 거래를 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다른 산업들은 온라인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었는데, 타이어 유통만큼은 여전히 폐쇄적이고 낙후된 구조에 머물러 있었죠. 저는 바로 그 부분에서 기회를 봤습니다. ‘누구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타이어를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면 업계 전체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과 확신이 모여 결국 딜러타이어와 블랙서클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말하자면, 제가 직접 불편을 겪었기에 ‘이 문제는 반드시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창업으로 이어진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