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학생 중 한 명의 학교는 부교재를 사용한다.
부교재야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 사용하니까 그 자체로 독특한 일은 아닌데, 별로 인기가 없는 부교재를 사용한다.
그래서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자료도 적고 유료 문제은행 사이트에도 문제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 데다가 지문을 그대로 내는 것도 아니고 변형해서 낸다고 해당 학교 선생님이 예고하셨기에 챗gpt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나 혼자 직접 하는 것보다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만, 지문의 수가 많고 명령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오늘 이른 오후는 이 작업에 매진하기로 했다.
챗gpt를 잘 사용하기 위해선 명령을 정확하게 내려야 한다고 알고 있었다.
나름대로 정리해서 명령을 내렸다.
챗gpt는 잘 알아들었다고 했다.
마지막엔 지가 먼저 나서서 단어를 정리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단어 정리를 빼먹었다.
처음 해봐서 그런가 -기계한테 이런 맘을 갖는 것도 웃기지만- 싶어서 단어 정리도 같이 포함하라고 3번 이상 말했다.
그 다음번 지문에 이어서도 명령을 수행하라고 했는데....
챗gpt는 다음과 같은 결과물을 내밀었다.
얘는 감정이 없으니까 감정싸움을 해봐야 나만 손해란 걸 알지만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한 10번을 말해도 다시 제 멋대로 하곤 했다.
그러다 또 갑자기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로 문장을 해석하기 시작했다.
챗gpt를 멈춰 세우고 영어로 하라고 했는데.....
알겠다고 해놓고 다시 한국어로 문장을 내밀었다. (단어 10개도 그새 까먹고 5개로 지맘대로 줄였다. 5개라도 해서 잘했다고 칭찬해야 하는 걸까.)
난 지쳤다.
하지만 내가 노가다로 문제를 바꾸는 것보다는 이 멍청이를 어르고 달래는 편이 시간 절약에 훨씬 이롭다는 걸 알아서 괴로웠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똑같은 명령을 내렸다.
챗gpt가 인간을 정복하네 마네 했던 논의들이 심히 의심이 간다.
인공지능은 아직도 멀었다.
으휴 멍청이!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