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의 서두름을 조금 내려두고, 나를 더 편안히 바라보고 싶었다. 하루쯤은 어디에도 쫓기지 않고, 마음 한편을 느슨하게 풀어놓은 채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 얼마나 어려운 다짐인지 알지만, 오늘만큼은 그 다짐을 내게 허락해보기로 했다. 세상이 잠시 멈추고, 나도 내 마음을 고요히 내려두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렇게 쉬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고개를 들 때마다 마음이 다시 무거워진다. 한편에서는 이대로도 충분하다고 믿고 싶으면서도, 또 다른 한편에선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나를 재촉한다. 무엇 하나 이루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으면 나는 한없이 초라해지는 것만 같다. 지금의 내가 어딘가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어쩌면 내가 스스로를 끝없이 비교해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언제쯤 나는 더 나은 내가 되지 않더라도 지금의 나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조용히 응원해본다. “지금의 너도 괜찮아.” 대단한 다짐은 아니지만, 오늘의 나에겐 꼭 필요한 말이었다. 내가 나에게 느슨해질 수 있는 순간도 있다는 걸, 지금의 나도 충분히 괜찮다는 걸 믿어보고 싶다.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도, 지금의 나를 조금 더 다정하게 마주할 수 있다면. 내가 원하는 삶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지 않을까? 그래,내가 원하는 삶. 하지만 그것이 뭐였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