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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저 빛 Oct 09. 2023

억만장자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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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 찍혀있는 0의 개수를 보며 지난 과거를 회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몇 년 전 종이에 목표를 적고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는 내용의 책들을 많이 봤다. 처음으로 목표하던 금액을 적으며 생각했다. 정말로 실현가능할까. 막연해 보이는 숫자를 적은 뒤 다시 전과 다를 바 없는 하루를 보냈다. 그 후로 몇 개월이 지났다. 내 주위 사람들이 사업하는 사람들도 채워졌다. 어울리던 사람들은 공무원, 회사원이 되는 것이 목표이던 친구들이 전부였는데 어느새 본인 사업을 직접 만들어가고 있거나, 실제로 사업체를 매각한 사람들, 한 달에 천만 원을 넘게 벌고 있는 사람들로 바뀌어 있었다. 유튜브 영상을 보며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내 사고방식이 크게 바뀌어 있었다. 우선 막연해 보이던 금액은 더 이상 막연하지 않았다. 오히려 충분히 실현가능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다시 한번 적었다. 

이번에는 목표 금액을 달성하기 위한 행동 계획을 같이 적었다. 내가 생각하는 기간 안에 목표 금액을 달성하기까지 필요한 부분들을 정말 상세하게 적었다. 사업체를 시작하는 것부터 직원 관리, 회사 비전 수립, 회사 문화까지 원하는 것들을 모두. 도중에 충분히 바뀔 수 있지만 당시에 내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하는 꿈의 회사를 상상했다. 예전과 같은 의문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어떻게 해나갈까 만을 고민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렀다. 


단 하루도 사업을 위해 살지 않은 순간이 없다. 물론 휴식도 했다. 다만, 사업을 위한 제대로 된 휴식이었다. 먹는 것, 운동, 연애까지 사업을 염두에 두고 행동했다. 지쳐서 멈출 수 없었기 때문에 외부요인을 모두 통제했다. 도무지 통제할 수 없는 개인사도 있었다. 그럴 때는 명상을 하며 감정선을 바로잡았다. 내면이 통제가 되면 전부 통제가능했다. 목표까지 가는 길이 괴롭다면 괴로운 시간만큼 인생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웃었다. 차마 웃지 못할 상황에도 나는 웃어 보였다. 애초에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세상이 계속해서 시험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 잽잽 원투훅. 잡다한 일부터 중요한 일까지 안 좋은 일은 한 번에 왔다. 이래도 버틸 수 있겠어? 물어보는 것 같았다. 버텨냈다. 어떤 시련이 와도 웃어넘길 것이라고 몇 년 전에 이미 다짐했다. 실패를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전부 과정이었다. 


온갖 고난을 넘기고 나니 후로는 꽤 순조로웠다. 똑같아 보이지만(회사-집-회사) 다른 하루(인사 문제, 재무 문제, 제품 문제)를 보내고 나면 녹초가 되었다. 침대로 달려가 마음 편하게 잠들고 싶었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다. 나를 믿고 따르는 직원들과 우리 제품을 믿는 고객들을 책임지려면 견뎌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면 주섬주섬 러닝화를 신고 나가 달렸다. 도무지 멈출 생각이 없던 생각은 비로소 잠잠해지고 숨이 가빠지며 호흡에만 집중하는 내가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생각 정리를 끝내고 나면 샤워를 하고 잠들기 전 명상을 했다. 그나마 가장 질 좋은 수면을 할 수 있는 나의 루틴이다. 


여느 때와 같은 하루였다. 6시간 취침 후 아침 운동을 하고 출근했다. 미묘하게 다른 게 있다면 흐린 하늘에도 좋은 기분이었다. 난 회색빛 하늘을 좋아하지 않는다. 단 한 번도 흐린 하늘을 보며 기분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았다. 임원들과 회의를 마치고 컴퓨터를 확인하는데 메일이 왔다. 인수 제안에 대한 메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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