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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캔 Nov 12. 2022

자각 없는 한국의 콘텐츠 종사자들

내가 만난 일본

한국에서 번역된 일본 만화책을 읽었을 때는 몰랐다.

일본에 가서 직접 원본을 읽어보니, 한국 만화책에서 봤던 표현이 있었다.

일본 만화책에서 본 걸 한국 만화가, 웹툰 작가들이 그냥 가져다 쓰는 것이다.

(번역가들도 잘해야 돼.)


나도 애국자는 아니지만, 한국식 표현을 지켜야 하는 거 아닌가. 싶네.





1) 남이 내 얘기할 때, 귀 간지럽다고 하는 표현.

이게 한국식 표현이다.


일본은 누가 내 얘기하는 거 표현할 때, 재채기하는 걸로 표현한다.

한국인 작가 웹툰인데, 재채기하는 걸로 그린 것도 있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2) 기가 찰 때, 하는 말.

이거는 일본 드라마를 봐도 안다.

한국인은 "허, "라는 표현을 쓰고.

일본인은 "하?", "하!"라는 표현을 쓴다.

"하?"라고 표현하는 한국인 작가를 보면. 무슨 생각일까.



3) 고오오오오----

뭔가 음산한 기운을 표현하는 의성어.

일본 만화에 많은 표혀이 한국 만화에도 많이 쓰인다.

자기가 본 일본 만화책에서 익숙해져, 한국 만화가들이 자기 만화에도 쓰는 것이다.

한국식 표현은 뭐라고 해야 하냐. 으스스--인가?

하도 고오오--를 많이 접해서 대체 한국어를 모르겠네.



그 외 또 있겠지만, 지금 생각나는 건 3가지 정도.





중국 유명한 웹소설 작가는 '동북공정'에 대한 소재를 자기 웹소설에 넣었어.

소설에까지 그런 걸 넣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네.

유명하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을 거야?


난 중국 건 안 읽어봐서 정확히 어떤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읽어본 한국인들이 분노하면서 '동북공정을 써놓은 줄 알았으면, 안 읽었다.'라고 후기를 쓴 걸 봤어.

이게 총과 칼 없는 문화전쟁이야.

사람의 인식 바꾸기. 이게 얼마나 무서운데.


한국을, 중국의 소수민족이라는 표현을 쓴 중국 웹소설을, 한국인이 돈을 주고 사서 봐.

여기서 화를 내는 한국인들은 그래도 의식이 있는 거야.

이건 허구의 소설일 뿐인데, 왜 그러냐 하는 한국인들이 문제지. (한국말하는 중국인일 수도 있어.)

이런 무의식을 매우 경계해야 돼.



요즘, 방송사에서 '매운맛' 대신 중국 떠올리게 하는 '마라맛' 표현 쓰는데, 그것도 거슬린다.

언제부터 한국의 '매운맛'이 한국의 '마라맛'으로 대체되었나?

의도적인지, 무의식으로 그랬는지 몰라도 한국 언론도 문제다.





일본식 표현도 봐.

우리가 외우지 않았지만, 자주 접하니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잖아.

한국인 콘텐츠 종사자가 자각 없이 하는 짓에 그걸 읽는 독자, 시청자들이 그렇게 인식한단 말이야.

이게 무서운 거야.

한국인 콘텐츠 종사자는 이런 자각 해줘야지.


그렇다고 한국인 콘텐츠 종사자들이 다 그런 건 아니야.

어떤 유명한 한국인 웹소설 작가가 있어.

나도 읽었어. 

중국인을 악당으로 묘사했지. 그랬더니, 중국인을 나쁘게 표현했다고 항의하는 댓글이 달렸어.

이 사람이 한국인이겠니, 중국인이겠니.

이 사람은 왜 항의했을까. 

허구인 소설이지만, 이 소설을 본 다른 사람들이 중국인을 나쁘게 볼까봐, 염려한 거지.

괜히, 펜이 총보다 강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야.






한류가 뻗어나가니까, 중국도, 일본도 다 경계하잖아.

자기들 문화가 묻힐까 봐.

자기들 국민이, 자기들 문화 대신에, 한국 문화에 익숙해질까 봐.


한국의 유명한 콘텐츠 종사자들이 타국 문화 콘텐츠에 열심히 맞서 싸워줘야 하는데.

한국 콘텐츠 종사자들은 그런 자각이 많이 부족해.

최종 결정은 위에서 하니까. 제작 결재가 통과됐다는 말은 아무래도 윗선이 그런 자각이 없다고 봐야겠지.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통과시켰거나.


대신에, 한국인 시청자들이 

중국색/일본색 짙은 드라마, 영화 만들어지면 항의를 하지.



어떤 한국 책이 있는데, 조선왕조실록을 다룬 만화책 같은 거야.

거기에 이런 표현이 있어. (정확한 문장은 생각이 안 난다.)

나라에 받은 건 없어도, 나라에 위기가 생기면

들고일어나는 유전자를 가진 특이한 민족.

_이라고 한국인을 표현했는데, 딱 그게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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