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일본
슬램덩크 애니영화가 나왔다.
나도 중2 때 처음 단행본을 보고, 푹 빠졌지.
일본에 갔을 때도 지하철에 광고 전단지로 걸린 슬램덩크 캐릭터를 보고 사진도 찍었다.
지금은 슬램덩크에 대한 마음이 식어서, 아무 생각 안 드는데.
일본에서 슬램덩크 만화가 인터뷰가 실린 잡지를 본 기억이 난다.
만화가를 비롯해 웹소설 작가 기타 등등
한국인 창작자의 트위터 머리말을 보면, 이런 식의 말이 종종 있다.
취미는 괜찮은데, 내가 힘들게 창조한 캐릭터로 니들이 돈 받으면서 팔지 말라. 이 뜻이다.
팬들이 뭘 만들어서 판다고, 창작자가 돈을 버는 게 아니잖아.
(드물게 상업용 판매를 허락하는 창작자도 있긴 있다.)
한국인 창작자의 마음을 백번 이해한다.
나도 유명한 내 캐릭터가 있다면, 아마 저렇게 썼을지도 모른다. 아니야. 썼을 거야.ㅋㅋ
내 캐릭터니까, 내가 돈 벌어야 하는 게 맞잖아?
슬램덩크 만화가 인터뷰가 실린 잡지에서 2차 창작에 대해 묻는 질문이 나온다.
슬램덩크 캐릭터로 아마추어가 동인지를 만들어 파는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그 만화가는 괜찮다고 말한다. (정확한 인터뷰 문장을 기억하는 건 아니다.)
그래야, 출판계가 활성화되고, 동인계도 활성화되고, 인쇄업도 활성화되고, 굿즈계도 활성화되고, 나아가 일본 만화계가 활성화된다고.
(슬램덩크 동인지 그리다가, 실제로 만화가로 데뷔한 팬도 있다.)
경제 순환을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어떤 지역에 대기업이 들어오면, 주변 상권, 학교 다 살아나는 것처럼,
도미노처럼, 연결고리가 다 발전해.
나만 잘되면 돼! 이게 아니구나.
전체 판을 보고 있어.
자기가 몸 담은 업계의 발전과 미래도 생각하고.
어마어마하게 돈을 벌어서 이런 여유로운 발언을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