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된다.
아테네에서의 둘째 날이 밝아왔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바쁜 오늘 하루의 일정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오늘의 일정이 기대된다. 기대하던 아크로폴리스를 가까이 보러 간다.
아테네여행에 있어서 필수로 구입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통합권이다. 통합권으로 아테네에 있는 대표적인 유적지 7군데를 관람할 수 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해마다 11월~다음 해 3월에는 각 유적지 관람료를 50프로 할인해 준다. 할인이 안 되는 기간에는 무조건 통합권을 구입해서 관람을 해야 유익이다. 그런데 할인이 되는 기간에는 각자 자신의 계획에 맞게 유적지에 들어갈 때마다 관람권을 구입해서 가는 것도 유익하다.
아테네에는 7군데뿐만이 아니라 통합권으로 패스가 안 되는 꽤 관람할 만한 박물관과 유적지들이 있다. 통합권에 있는 3군데와 다른 곳에 가보는 것도 괜찮은 계획인 것 같다. 통합권을 사는 가장 유익한 점은 7군데 유적지 관람을 할 때 따로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거나, 구입할 필요가 없다. 각자 개인의 여행 계획에 맞게 구입하면 될 것 같다. 우리는 통합권을 구입했다. 그래서 무조건 7군데를 필수적으로 관람하고 오기로 했다.
숙소에서 바로 나오면 볼 수 있는 골목이다. 건물 하나하나가 멋스럽다. 빈티지스러운 건물이랄까? 그래서 너무 좋았다. 그냥 골목골목 걷는 것만으로 좋았다. 골목골목에는 작은 소품 가게뿐만이 아니라 달인이 하는 것 같은 식당도 있었다. 동네분들의 단골집 그리고 동네 마트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생활, 그들의 삶을 엿보는 시간이 된다.
그 길을 거닐며 우리는 132년 하드리아누스 2세에 의해 세워진 구 아테네 거리와 신 아테네의 거리의 경계 하드리안의 문을 향해 걸어갔다. 하드리안의 문을 통해서 보는 아크로폴리스를 놓치지 말자. 그 경계가 주는 의미가 그들에게는 무엇을 뜻할까?
첫 번째 제우스 신전, 그리스 최대 규모의 신전이라고 한다. 4세기 경 고트족의 침입으로 많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파괴되기 전에는 파르테논 신전보다 훨씬 더 웅장했다고 하는데, 높이가 정말 높았다. 104개의 기둥 그리고 완공하는데 약 650년이 걸렸다고 하는 신전이었는데 지금은 몇 개의 기둥만이 남았다.
처음에 놀랐다. 덩그러니 기둥 한 개와 기둥을 복원하는 구조물들이 너무 많았다. 놀랐다. 그 흔적들이 점점 사라지는 걸까? 그래도 기둥의 높이로 그때의 위엄을 잠시 상상해 본다.
제우스 신전에서 나와 아크로폴리스 가는 길목에 기념품 가게들이 많았다. 이곳에서 자석마그네트를 많이 구입했다. 나중에 하드리안도서관 근처에서도 기념품 가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는 아마 기념품 가게들을 다 들러본 것 같다. 그러고 나면 가성비 최적의 기념품 가게를 찾아볼 수 있다.
두 번째 아크로폴리스에 들어갔다. 아테네 여행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비수기이고 할인이다 보니 단체로 여행온 학생들이 많았다.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도 많았는데 우리를 보고 웃으며 '안녕하세요' 한다. 한류의 인기가 대단하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온 어른 패키지 관광객도 만날 수 있었다.
고대 아테네 인들의 음악당인 '디오니소스 극장'을 따라 점점 올라가다 보면 아테네 전체를 볼 수 있는 곳이 많았다.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에도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 그리스 정치가 헤로데스 아티쿠스가 죽은 아내 레길라를 추모하며 건축하여 아테네 시민에게 기증한 음악당이라고 한다. 아크로폴리스의 입구로 사용되고 있는 볼레의 문을 지나 프로필레아를 볼 수 있다. 이오니아식 기둥으로 세운 것이 큰 특징이라고 한다.
가장 높은 쪽에 들어가면 그 이름도 유명한 세계문화유산 1호의 명성을 가진 파르테논 신전을 볼 수 있다. 가장 높은 곳의 도시라는 의미를 가진 아크로폴리스의 웅장함을 볼 수 있다. 아테네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그리스 국기가 게양되어 있는 전망대 그리고 에렉티온 신전을 볼 수 있었다. 아테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아크로폴리스, 아테네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아크로폴리스, 아크로폴리스가 아테네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 본다. 내 인생에 아크로폴리스는 무엇일까?
파르테논 신전 앞에는 정말 사람이 많다. 저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도 많고, 파르테논 신전을 자세히 둘러보기 위해서 많고, 파르테논 신전 앞에 앉아서 아테네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다.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모두들에게 이곳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내려오는 길에 꼭 들려보아야 하는 곳이 있다. 성경의 사도 바울이 2차 전도여행 중 아테네 시민들에게 선포하며 토론의 장이 열린 장소인 아레오파고스 언덕이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바닥에 있는 대리석들이 인상적이다. 그 당시의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소크라테스가 플라톤이 사도 바울이 이 거리를 지나며 사람들과 토론하며 인생을 논하지 않았을까? 그 길을 걷고 있는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세 번째 하드리안도서관, AD132년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의해 코린트 양식으로 지어졌다. 중요한 건물 중에 하나인 넓은 페리스타일 아트리움이 있는 초기 기독교교회가 있다. 현재 다 무너지고 기둥과 흔적만 남아 있다. 네 번째 로만아고라, 로마 초기에 세워졌으며, 주택가에 둘러싸인 곳에 있었다. 로마시대 주로 시장과 집회장의 역할을 한 곳으로, 대표적으로 보고 와야 하는 것은 바람의 탑이다. BC 150-120년 천문학자 안드로니코스가 세운 것으로 해시계, 물시계, 풍향 등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아고라, 고대 그리스 도시의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이루어진 공공의 장소를 뜻한다. 이곳에서 물건을 사고팔고, 이곳에서 문화 활동들이 이루어졌다. 이곳에서 저마다 일을 하며, 인생을 논하며 살았을 그들의 삶을 떠올려본다. 고대라는 상상 속에만 있던 곳이 실제 눈앞에 있다. 역사가 주는 의미를 새롭게 알아간다.
도대체 오늘 몇 곳을 다닌 건가? 아테네 여행을 2박 3일 추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욕심을 부르면 7군데를 하루 만에 다 다닐 수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시간이 있으니 여유를 가지자.
이쯤 되면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하지 않는가? 아테네 여행 중에 제일 맛있게 먹었던 스파게티 집에 갔다. 아크로폴리스를 등뒤로한 채 계단을 중앙으로 양쪽길에 식당이 둘러선 그곳에 갔다. 저녁이 되면 식당 작은 테라스에 저마다 술과 커피를 마시고 시간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은 곳이다. 그곳에 저녁에 가서 그 젊은이 들 틈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어야 하는데 아쉽다. 아테네는 야경이 너무나도 멋지다.
입이 즐거워졌으니 다시 힘이 났다. 플라카지구 거리를 거닐면서 그 거리를 즐겼다. 그냥 그렇게 또 걷고 또 걸었다. 걷다 보니 거리공연 하는 곳이 많았다. 노래도 부르고, 타악기 연주하는 그룹들도 있었다. 그냥 그 자체가 좋았다. 걷고 또 걷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아테네식의 오징어튀김도 먹고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며 숙소로 돌아가려 했다.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기로스 맛집에서 들려 포장해 갔다. 쫄깃한 피타가 일품이었다. 한 입 하는 순간 그 안에 토마토와 고기와 소스가 어우러져 담백하면서 맛 좋은 소스가 기분이 좋아지는 맛이었다. 알고 보니 우리나라 많은 분들이 이곳을 추천하고 있었다. 역시 먼저 다녀오신 선배님들의 정보가 확실했다.
숙소 앞에 도착했다. 우리는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굳게 먹고 계단을 올랐다. 오르고 또 오르고 아직 한 층이 남았다. 꼭 3층에서 한계에 다다른다. 드디어 4층 계단을 올라 도착했다. 아크로폴리스를 아테네 골목을 바라보면 그 심호흡이 평안해진다. 매일매일이 새로운 황금빛 아크로폴리스를 보며 커피 한잔과 함께 아테네에서의 둘째 날을 마무리했다.
아, 벌써 둘째 날이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