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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로쿰의 본고장인 사프란 볼루

by 에밀리

터질 것이 터졌다.

이 호텔 예약에 문제가 생겼다.





상쾌한 아침을 맞이한다. 쾌적한 환경에서 푹 잤다. 어제저녁 컵라면을 먹은 터라 얼굴은 퉁퉁 부어있지만 말이다. 조식을 기대하며 1층 로비로 내려갔다. 손님이 우리뿐이었던 같다. 뷔페식도 아니고, 아무도 없어서 놀랐다. 지금이 비수기 이기도 하고, 사프란 볼루에 오는 사람이 드물다고 들었다.



가정식 한상차림이다. 너무 만족스러운 만찬이다. 기본 소스들과 빵과 계란프라이, 감자튀김 등 괜찮다. 그리고 따뜻한 차이와 함께 맛있게 식사를 한다.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하고 사프란볼루를 둘러보고 출발하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체크아웃하고 굿바이 인사를 하고 나가는데, 호텔비를 지불하라고 한다. 나는 분명히 예약하면서 돈을 다 지불했는데 말이다. 본인 호텔에는 어제 예약된 사항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뭐라고? 어제 분명히 예약된 방을 달라고 했는데, 그때는 아무 말도 없더니만 이제 와서 예약된 방이 없으니 돈을 달라니, 이게 무슨 상황인가? 어제 직원은 아르바이트생이었나? 그 친구는 없고 좀 더 나이가 있는 직원이 계속 지불하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예약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를 주고 확인해 보라고 했다.


우리는 1시간가량 계속 실랑이를 했다. 나는 내가 예약한 업체에 연락을 시도하고, 호텔 측에서는 내가 예약한 업체와 튀르키예 중간업체에 예약된 상황을 확인했다. 그 시간 동안 또 폭풍검색해 보니 이런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한다. 아마도 그 중간업체가 예약하고 지불된 사항을 호텔에 잘 전달되지 않은 모양이다. 계속 실랑이를 하다가 어디에도 연락이 되지 않아서, 결국 지불하고 나중에 내가 예약한 업체에 환불하기로 결정했다. 계속 시간을 보내다가는 우리만 손해가 될 것 같았다. 지금까지 다른 호텔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마지막에 실랑이를 벌이다니, 그나마 마지막이라 다행이다라고 여기며 나왔다.



사프란 볼루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흐드를륵 언덕이다. 이곳에 올라가면 사프란 볼루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단점 하나가 이곳에 들어가려면 뮤지엄 패스권으로 안되고, 따로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입장료는 10리라이다. 그런데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가 볼 만한다. 사프란 볼루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었고, 대표적인 건축물도 몇 군데 짚어보며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사프란 볼루에서 인상적인 면은 집이다. 빨간 지붕에 창문이 여러 개 있는 2~3층 주택의 모습이다. 그 집들이 여러 모양으로 함께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래서 집모양으로 된 마그넷도 몇 개 구입했다. 나중에 그곳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었다.


골목골목을 다니다가 아라스타 바자르에 갔다. 이곳은 1661년부터 있어온 유서 깊은 시장이라고 한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가게에 수놓은 식탁보, 공예품, 스카프 등 다양한 물품들이 있다.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디저트로는 로쿰이 있다. 친구가 한국에 올 때마다 사 와서 많이 먹었다. 한국에서도 팔지만 친구가 사 온 로쿰이 더 맛있었다. 그런데 사프란 볼루의 로쿰이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사프란 볼루 로쿰이 전국적으로 유통되기도 한다고 한다. 친구 남편분도 사프란 볼루에서의 로쿰을 좋아한다고 하니 우리는 안 살 수가 없었다.



정말 많은 가게가 있었다. 간혹 관광객에 더 더 비싸게 판다는 소식을 들어서 과연 어떤 가게에 들어가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던 중 내국인이나 관광객에게 똑같은 가격으로 판다고 하는 곳에 들어갔다. 젊은 언니가 있었는데 3대째에 이어온 곳이라며 부모님이 직접 만드신다며 사진을 보여줬다. 웃는 얼굴이 예쁜 그 언니의 친절함에 반해 우리는 여기서 아주 많이 구입했다. 한국에 갈 때 선물용으로 사고자 했던 로쿰을 여기에서 다 샀다. 맛보니 이스탄불에서 먹어본 것과 다르게 쫄깃쫄깃하고 맛있었다.


이렇게 금세 사프란 볼루에서의 관광을 마치고 우리는 이스탄불로 향했다. 그러던 중에 점심 먹을 식당을 찾아가기에 바빴다. 흑해를 보며 점심을 먹자며 찾은 식당이었다. 구글지도를 따라 가는데 식당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겨우 찾게 되어 들어갔다. 역시 흑해뷰 테이블은 만석이었다. 그나마 그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음식을 시켰다.



앗, 왜 이렇게 맛있지?


너무 맛있었다. 적당히만 시킨 것에 안타까웠다. 더 시키고 싶었지만 대기 손님이 많아서 음식이 너무 늦게 나올 것 같아서 과감히 일어섰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흑해를 구경하고 간다.



흑해는 모래사장과 바닥이 검정이라서 흑해란다. 정말 어두컴컴하다. 날씨도 흐려서 인지 정말 어두웠다. 그래도 여기가 바로 흑해구나 하며 발도장을 찍고, 이스탄불 친구네 집으로 향했다.


여러 곳의 튀르키예 여행을 마치고 친구네 집에 도착했다. 여행 보냈다 돌아온 자식들을 맞이하듯 친구는 우리를 적극적으로 환영해 주었다. 우리는 집이 최고다 하였다.



우리 친구 어머니는 푸짐한 저녁식사를 준비해 주었다. 닭볶음탕에 김치찌개, 스팸과 계란말이와 밥이 준비되어 있었다. 바로 이게 어머니의 사랑이자 보약이었다. 우리는 너무나도 맛있게 먹으며 회포를 풀었다.


내일이면 렌트한 차를 반납해야 한다. 이렇게 보내기에는 너무나 아쉽다며 우리는 밤마실을 나섰다. 우리가 향한 곳은 참례자 언덕이다. 이스탄불의 언덕 중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구시가지, 신시가지, 보스포루스 해협, 마르마라 해 등 이스탄불을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친구는 낮이 아니라 아쉬워했지만 야경도 멋진 곳이다. 문제는 비가 와서 문제였다. 비가 와서 야외카페들이 운영을 하지 않는다. 날씨가 좋았으면 했지만, 비가 오는 대로 또 멋진 곳이다.


안개가 가려져 하늘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무언가 휘날리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우리는 과연 이 소음의 원인이 무엇인지 찾고자 하였다. 튀르키예 깃발이었다. 안개에 가리어져 휘날리는 깃발소리는 투명깃발을 보듯 무서운 소리가 들렸다.


이곳에서 보스포루스 제1대교가 보였다. 야경으로 비치는 조명의 불빛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시에서 운영하는 카페와 식당은 가격이 착했다. 우리가 들어간 카페도 시에서 운영하는 곳이었나 보다. 늦은 시간이라 멋져 보이는 디저트는 마감되었지만 라이스 푸딩이라는 색다른 디저트로 맛보았다. 커피와 음료를 마시며 우리는 또 밀린 이야기를 이어간다.






호텔 환불 건은 결론적으로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 중간업체가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나는 한국에 돌아와 내가 예약한 업체에 계속 항의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은 현지와 연락을 취해서 환불을 받으라는 이야기이다. 결국은 친구와 그 호텔 측에 연락을 해서 겨우 계좌번호에 내가 지불한 금액을 입금받았다. 사실 예약한 금액보다 현지에서 지불한 금액이 훨씬 저렴했다. 비수기 때에는 호텔만 알아보고 현지에서 지불하는 것도 여행경비를 절약하는 방법인 것 같다. 이제 나는 내가 예약했던 그 업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정말 서비스가 엉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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