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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 Jun 24. 2024

4. 그대호와 그래호, 각자가 바라보는 시선들

불완전한 너와 나 시리즈


위 사진은 그래호일까요, 그대호일까요. 

무엇이 되었든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서 이해하는 내용도 다르겠죠.

저 또한 이 사진을 처음 찍었을 땐 그래호라고 외치며 사진을 찍었는데

이 글을 쓰면서 사진을 다시보니 그대호 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시간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이해하는 바가 다 다르겠죠,


어쨌든 이해하는 중입니다.

어느덧 부부로 생활한 지 1년이 넘었네요. 시간은 역시 순삭입니다.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1년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난 것을 보면, 바쁘다 바쁜 현대사회의 시간 순삭이기는 한가 봅니다. 순삭의 시간 동안 저희 둘은 많이 다투기도 하고 즐겁게 지내기도 했습니다. 찌그락빠그락 하는 건 어느 가족에서건 국룰이랄까요, 피할 수 없는 필수 요소인가 봅니다.


세계대전 부럽지 않은 N차 발발이 일어나고 화해하고를 반복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들을 좀 기록해 보려고요, 보통은 다투고 나서는 무슨 일 때문인지 도통 잘 기억이 안나는 때가 많으니 기록을 해두고 다음부턴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고자 함에 이 글의 목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는 청약 당첨이 되었습니다. 짝꿍이 찾아본 아파트 청약에 관한 정보를 주었습니다. 이 아파트를 지금 이 시점에서 청약 신청하는 것이 괜찮은지 아닌지에 대해 논의를 했습니다. 이 논의 과정은 제법 길게 갔습니다. 일주일 정도 매번 인터넷을 찾아보고 또 주말엔 해당 아파트에 임장을 가보며, 무엇이 장점이고 단점인지를 고민했죠. 


저는 중도의 입장에서 최대한 객관적인 선택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남편의 청약을 넣자라는 의견에는 보류의 의견이었습니다. 현실적으로 기존에 저희가 가고자 했던 일반(구축) 아파트 매매의 길과도 달랐고, 위치나 금액 등에 대해서도 사뭇 달라 고민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어쨋든간 장점과 단점을 나열하고 최대한 제3자의 입장에서 편견 없는 선택을 하길 희망했습니다. 선택에 대한 평가는 몇십 년 뒤에 가능할 것이지만 지금 우리가 내릴 수 있는 판단의 역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싶었던 저의 마음이 컸습니다. 


근데 짝꿍은 청약을 넣자라는 의견에 제가 마치 반대를 한다고 생각하더군요, 반대는 아니고 중도의 입장에서 보자는 건데. 뭐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몇 달이 지난 지금 그 당시 청약에 관해 논의를 했던 때가 많이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반면 저는 그렇게 힘들진 않았는데 말이죠. 사람이 이렇게 상황에 대해 느끼는 것이 다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무작정 '그래 그렇게 하자!'라고 따라주지 않았다는 그 느낌이 컸나 보더라고요. 뭔가를 짝꿍이 제시하면 여러 가지 점들을 나열해 보고 결정해 보자고 하는 중도의 입장이 마치 반대를 한다는 느낌이었다니 놀라웠습니다. 


그런데 저는 앞으로도 '그래 그렇게 하자!'라고 이야기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저 나름대로도 충분한 사유가 갖추어져야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단박에 그래 그러자라는 이야기는 쉽겐 못할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도 이러한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짝꿍이 본인 의견에 반한다고 생각한다고 하여 저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반대를 한 것이 아니라 중도의 입장에서 결정을 하자는 것이다, 짝꿍이 너무 치우친 의견을 갖고 있으니 조금은 중도의 입장에서 생각해 달라는 거였는데 반대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조금 이해가 안 간다고 말을 하니 그 부분은 본인이 지금까지 오해(?)하였다고 말을 하더군요. 지금까지 나름 말을 많이 하고 이해를 서로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충분이라는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이렇듯 사람은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이해를 해야 하는 존재인 듯싶습니다. 아하면 아로 알아듣고, 어하면 어로 알아듣는, 그리고 아하면 어하고 대답하는 그런 관계를 갖기 위해서는 1년으로는 아직 부족한다 싶었습니다. 조금 더 노력하고 조금 더 많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N차 발발 사건 중에 하나였지만 이번건은 서로의 새로운 시각에 대해서 알게 되었던 소중한 에피소드들 중 하나입니다.


다행히 해피 엔딩으로 N차 발발 중 한 사건은 끝을 맺었습니다. (^^)

그대호인지 그래호인지 짝꿍이 옆에 있으니 한번 물어봐야겠군요.

그래도 끝은 언제나 해피엔딩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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