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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Jan 25. 2024

프로 방황러의
실패 프로젝트 모음집을 시작하며...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서랍 속에 묵힌 과거의 기록들

간단히 나를 소개하자면, 나는 20년 넘게 방황하며 살아온 40대의 프로 방황러이다.


내 공개적인 취미는 공부지만, 실제로는 일 벌이기도 나의 취미 중 하나로 꼽힌다. '공부'와 '일 벌이기'라는 두 취미는 겉보기에 별로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 둘 다 내 삶의 방황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Not until we are lost do we begin to understand ourselves.
(Henry David Thoreau)
우리는 방황을 통해서 우리 자신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는 토목과 출신 구조공학을 전공한 공대생이고, 대학원 졸업 후, 대기업 엔지니어링 컨설팅 회사에 입사했다. 안타깝게도, 대학과 대학원에서 보낸 7년의 시간이 민망할 정도로, 입사한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이 일이 나의 길이 아님을 깨달았다.


다행히, 회사에서 일이 많을 때는 바쁘게 일하며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고민할 여유조차 없었지만, 안타깝게도 컨설팅 회사의 특성상, 항상 바쁜 것은 아니었다.


2000년대 초반, 블로깅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어도, 일이 없는 시간에는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쓰며 시간을 보냈다.  캐나다에서 사는 얘기, 이런저런 머릿속에서 떠도는 생각을 글로 적기 시작했다. 


일이 없는 기간에는 글쓰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러한 글쓰기 연습은 예상치 못하게 나의 커리어와 인생에, 나아가 회사 내에서의 직장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를 통해 나는 이런 활동이 결코 쓸모없는 일이 아니며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글쓰기 경험은 내게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결과적으로는 내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자부한다.




온라인에서 글을 쓰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이를 통해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공대와 공과 대학원, 그리고 엔지니어링 회사에서의 경험은 나의 인간관계 범위를 제한적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블로깅을 시작하면서,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교류가 가능해졌다. 이 새로운 인연들과의 친분이 쌓이면서, 나는 그들과 함께 '재미있는 일'에 대해 구상하기 시작했다.


회사 일은 언제나 지루함을 동반했고, 나는 더 흥미로운 일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에 따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그러나 주 60시간 일하고 때로는 30-40시간을 공부하는 직장인 생활은 결국 번아웃을 경험하게 만들었다. 이에 유연한 근무 환경을 찾아 프리랜서로 전환했지만, 시작했던 프로젝트들은 종종 서랍 속에서 잊혔다.


프리랜서로서의 삶 역시 쉽지 않았다.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위해 영국으로 건너가 학위를 취득했고, 돌아온 후에는 재정비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리고 마흔이 되던 해, 아이를 낳고 육아를 시작하며 '재미있는 일'에 대한 추구는 더욱 어려워졌다. 육아는 나를 소진시키는 과정이었지만,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숨 쉴 틈이 생기고 나 자신을 다시 찾을 필요성을 느꼈다.


출산 전의 나로 돌아가려는 결심이 생기면서, 다시금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다. 그러나 이전에 시작했지만 미완성으로 남겨둔 프로젝트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이를 어떻게 재개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2024년 새 해를 맞아, 가장 기억에 남는 10개의 프로젝트를 회하고 리뷰하며, 이 중에서 재개하고 싶은 프로젝트들을 골라내려 한다. 이를 위해 체계적이고 명료한 구성으로 프로젝트들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 구성은 다음과 같은 8가지 핵심 요소로 이루어진다:  


How It Started: 프로젝트의 시작과 계기.

Naming: 프로젝트의 타이틀과 그 의미.

Dream and Vision: 프로젝트를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와 비전.

Who Did, What, When, How: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과 그들의 역할.

Playback: 프로젝트 진행 과정의 상세한 리뷰.

How It Stopped: 프로젝트가 중단된 이유.

Lesson Learned: 실패에서 얻은 교훈.

Reboot Plan: 재개를 고려할 경우의 계획과 전략.


이러한 구조적 접근을 통해, 앞으로 11주 동안 지난 20년 동안 시도했다 잊힌 10개의 프로젝트를 탐구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들을 재조명해 탐구하는 동안 잊고 있던 기억들이 살아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어떤 프로젝트들은 내 마음속에 아련히 남아있지만 조금만 깊게 회상을 해보면 별게 없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래도 그런 발견을 해서라도 마무리를 지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만족스러울 것이다.



이 연재는 이런 분들께 추천한다.

N잡러를 꿈꾸는 직장인, 

창의적 영감을 찾는 사람들, 

자기 계발에 관심 있는 이들. 


우리 모두 꿈을 가지고 있으며, 그 꿈이 일상과는 다를지라도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흐지부지 되는 경우도 있다. 이 브런치북에서는 20년 동안 나의 실패한 프로젝트 10개를 소개할 것이다. 이러한 실패에서도 배울 점은 꼭 있다고 확신한다.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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