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수술
치아 교정이 하고 싶어서 온갖 치과를 돌아다녔다. 방문했던 모든 치과에서 양악 수술을 권유받았다. 교정 경험이 있는 친구에게 상황을 얘기했다. 그 친구도 일곱 군데 치과를 돌아다니면서 자신도 계속 수술을 권유받다가, 마지막에 방문했던 치과에서 수술 없이 교정을 했다고 한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그 치과에 방문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여기서도 수술을 권유받았다. 다 같은 맥락이었다. 교정하면 치아가 가지런해질 수는 있겠지만 내가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난 가지런한 치아가 필요한 게 아니다. 윗니와 아랫니가 정상적으로 닿아서 음식을 정상적으로 씹고 싶을 뿐이다. 고민 끝에 결국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비용이 많이 부담되지만...... 부담된다..........
인터넷에 양악 수술에 대해 검색해 보면 수술 후 며칠 동안 입을 벌릴 수 없어 코로만 숨을 쉬어야 한다고 한다. 난 비염 때문에 코로 숨을 못 쉰다. 입과 코 9:1의 비율로 숨을 쉰다. 그래서 비염 치료를 먼저 하고 수술을 권유하는 병원도 있다고 한다. 아직은 수술할 단계가 아니라 아직 대학병원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겸사겸사 비염 증상도 완화되면 삶이 한층 더 편해질 것 같다. 그만큼 비용도 더 들겠지....................
몇 달 전부터 수술 전 교정을 시작했다. (수술 전 교정 - 수술 - 수술 후 교정 순으로 진행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치과를 들락거리며 교정 장치를 설치(?)하는 중이다. 아래 앞니, 위 앞니, 아래 어금니까지 설치했다. 선천적으로 입이 작아서 어금니가 나올 자리가 없어 입천장에 어금니가 하나 있는데, 이 치아도 발치했다. 말을 할 때 혀에 걸리적거리는 이가 없어지니 발음이 약간 좋아진 느낌이 든다.
교정 중인 지금 당장은 교정 장치 때문에 먹을 때 전보다 불편한 점이 더 많다. 하지만 먼 훗날 총각김치를 앞니로 잘라먹고, 음식을 잘 씹으니 식사 속도도 약간 빨라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화까지 잘 되는 상상을 하며 설레는 맘으로 버텨 본다.
글을 써 놓고 발행 전 다시 읽어볼 때마다 너무 부끄러워진다. 맞춤법 검사만 돌리고 다시 읽지를 말아야 하나.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난 나에게 관대해지기로 노력 중이니까. 초등학생 일기 같으면 어떻고, 아무런 목적도 의미도 없는 쓰레기 글이면 또 어떤가. 뭔가를 써서 발행을 했다는 게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