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첫 요가 수업 후기
우리 요가원은 한 시간 십 분 정도 요가를 하고 마지막 5분 동안 사바아사나를 한다. 그리고 하타 요가 특성상 한 동작을 꽤 오랜 시간 동안 (그래봤자 3분이 최대지만) 유지한다. 그래서 내가 엄마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쉬탕가 요가나 빈야사 요가처럼 한 동작이 빠르게 지나가는 요가의 경우 한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음 동작을 따라하다가 멘붕에 빠져서 포기하기 일수다. 하타요가는 한 동작을 오래 하니까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다.
난생 처음 요가를 하는 것 치고 엄마는 꽤 요가를 잘했다. 나도 하타 요가는 거의 처음이라 잘하지 못하는 동작도 많았는데 엄마는 나도 흘끔 흘끔 보고 선생님 말도 잘 들으면서 열심히 따라하고 있었다. 약한 헷갈리는 동작이 나오면 내가 엄마한테 조용히 "엄마 거기 그거 아니야. 왼손이야." 하면서 수정을 해줬다.
5분의 사바아사나가 끝나고 선생님이 깨워줬다. 나는 일단 빨리 일어나서 엄마에게 조용히 말을 걸었다. "엄마, 어땠어?" "어, 땀이 엄청 났어. 이따 말해줄게." 나는 엄마와 둘이 나란히 선생님께 갔다. 선생님은 엄마한테 어땠냐고 물어봤는데 엄마는 너무 좋았다며 그 자리에서 한 달을 등록했다. 우리는 선생님께 차 한잔씩 얻어 마시면서 집으로 향했다.
"딸, 이거 왜 이리 시원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한 동작인데 엄청 힘들었어. 근데 허리가 너무 시원하다."
엄마는 요가원에서 나오자마자 방언 터지듯 요가 후기를 말했다. 그리고 오늘 한 번 했을 뿐인데 허리도 안 아프고 걸을 때 통증도 없다며 엄청 신나 하면서 집으로 갔다. 역시 엄마가 좋아할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