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손에 끼워준 반지
그때, 당신은 수줍은 미소를 띠며 나를 바라보았다.
유난히도 햇빛이 반짝거렸던 4월의 어느 날이었다.
평소에 관심을 가지던 당신으로부터 함께 점심을 먹자는 연락이 왔다.
너무나 설레던 내 마음은 거울을 보자마자 바빠졌다.
전날 친구들과 늦은 시간까지 먹은 야식 때문에 퉁퉁 부은 얼굴을 보니 참담했다.
찬물로 세수를 하고 냉동실에 있는 얼음들을 봉지에 넣어 이곳저곳을 비벼댔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보다 조금 나아진 얼굴을 보니 만족스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당신을 만나러 가는 그 길이 얼마나 설레었는지 모른다.
당신에게는 그저 후배였을 뿐이었지만, 나에게는 당신이 특별했기 때문이다.
약속 장소에 먼저 나와있는 당신은 여전히 내겐 멋져 보였다.
만나자마자 장난스레 말을 걸며 긴장을 풀어주는 당신의 말도 좋았다.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는 그 길 위 나의 발걸음은 날개를 단 듯 가벼웠다.
식사를 하는 내내 사소하게 나를 챙겨주는 당신의 모습은 내가 당신을 더 좋아하게 만들었다.
함께 길을 거닐다 발견한 노점상에서 선심 쓰듯 나에게 하나 골라보라던 당신의 목소리가 지금도 내 귓가에 남아있다. 노점상의 주인은 수작업으로 공들여 만든 특이한 반지 하나를 내밀며 나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재촉했다. 당신은 잠시 바라보더니 그 반지를 내손 위에 끼워주었다.
그때, 나는 얼굴이 붉어졌을 것이다.
그때, 나는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거렸다.
그때, 당신은 수줍은 미소를 띠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때, 당신은 잘 어울린다며 내게 그 반지를 선물해 주었다.
그때, 당신 그리고 나 우리는 셀레이는 청춘이었다.
Cottonbro님의 사진, 사진 출처: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