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져 가는 당신, 바라보는 나
우리의 사랑은 유의미했다.
당신과 나는,
항상 서로를 마주 보며
두 손을 꼬옥 잡고 서 있었다.
어느 날부터인지 모르겠다.
당신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했고,
그 시선을 따라 한 발자국 움직이는 당신을 느꼈다.
마주 잡던 두 손은,
한 손으로,
그리고 손끝으로 변해갔다.
나의 손끝을 놓아버린 당신은 나를 돌아보지 않았다.
이별은 고하지 않으며 나와 멀어지던 당신은 입버릇처럼 그런 말을 했다.
"별 뜻 없었어."
그러나 나는 여전히 당신 말의 의미를 생각했다.
난 여전히 그 자리에서 당신을 바라보고, 기다렸다.
당신이 무심코 뱉은 그 말들의 의미를 찾으려 애썼고,
그런 나에게 돌아오는 당신의 말은 언제나 '무의미'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지쳐갔다.
어느 순간 당신에게 나는 무의미했다.
당신이 내게 뱉은 말도, 내가 당신에게 뱉은 말들도 당신에겐 무의미했다.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며 눈물로 지새웠고,
언제부턴가 나도 우리 함께 서있던 곳에서 한 발자국씩 멀어져 갔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서 멀어져 갔고,
당신 또한 내게서 무의미해져 갔다.
우리의 사랑은 유의미했다.
당신에게는 무의미, 나에게서는 유의미해졌다.
당신에게서 무의미, 나에게서 무의미해졌다.
우린 이별한 것이다.
Kulbir 님의 사진, 출처: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