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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enity Jelly May 02. 2023

예쁘게 꿰매어주세요.


수술을 위한 입원일이 다가왔다.

입원일까지의 시간을 걱정과 다행이라는 안심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입원일에는 간단한 검사들을 마친 후, 담당 교수님과 만나서 수술 설명을 기다렸다.


교수님과 함께 모니터로 만난 내 머릿속의 동맥류는 정말 예쁘지 않았다.

이런 녀석이 언제부터 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인지…

교수님은 친절하고 편안한 목소리로 수술 방법을 설명해 주셨고, 담담하게 그 이야기를 들었다.

질문이 있느냐는 말에 나는 그저 웃으며 말했다.


예쁘게 꿰매어주세요.

교수님은 예상치 못했던 나의 말에 웃으셨다.



병실로 돌아와서는 최대한 괜찮은 척하려 노력했다.

사실 수술실에 가는 그 순간까지 매우 긴장되고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기도했다.


날이 밝아 다음날이 되어서, 나는 수술실로 가는 베드에 눕게 되었다.

나의 모습을 본 엄마는 그저 눈물을 흘리셨고, “괜찮아, 잘될 거야. 걱정 마.” 이 말만 반복하셨다.

엄마에게 다녀오겠다는 말을 건네는 나의 목소리는 사시나무 흔들리듯 떨려왔다.

결국 눈물이 흘렀고, 그렇게 수술실로 옮겨졌다.


간호사 선생님의 이름이 뭐예요, 생년월일 알려주세요. 하는 말들을 마지막으로 난 기억이 없다.

눈을 떴을 때의 나는 중환자실이었다. 

뇌수술을 했기에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눈을 뜨자마자 머리가 너무 아팠다.

간호사 선생님을 부르며 너무 아파요. 토할 것 같아요. 살려주세요.라는 말을 반복했던 것은 기억이 난다.

선생님께서는 진통제를 놔주셨고, 속 울렁임을 가라앉혀주는 주사를 놔주셨다.


조금 정신을 차려갈 무렵부터 나는 매 시간마다 동공확인과 손발이 제대로 움직이는지 체크를 해야 했다.

혈전 방지를 위해서 압박스타킹을 신어야 했고, 

전신마취를 하였으니 제대로 된 호흡을 계속해서 폐 속에 남아있는 마취가스를 빼내려 노력했다.

교수님이 오셔서 수술이 잘 되었고, 회복에 전념하면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아프면 절대 참지 말고 진통제를 놔달라고 이야기하셨다.

그렇게 중환자실에서의 하루를 보냈다.


중환자실에서는 조금도 잠을 잘 수 없었다.

뇌 수술이다 보니 계속해서 손, 발 및 동공체크가 이어지기도 했고,

같은 중환자실에 섬망증세를 보이시는 위독한 환자분도 계셨어서 마음이 무거웠기에...


다음날 오전이 되어서 피주머니를 제거한 후, 일반병동으로 옮겨졌다. 

천천히 걷고 몸을 움직여야 회복이 빠르다는 선생님의 말에 몸을 움직여 병동을 걸어 다녔다.

날 만나러 오셨던 교수님은 병동을 걷고 있는 내 모습을 보시더니 엄지를 들어 보이셨다.

피주머니 뺀 곳과 수술자리 봉합된 것을 체크하시던 교수님은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예쁘게 꿰매어드렸어요.


그 말에 나도 교수님도 함께 웃었다.

감사합니다. 정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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