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님, 우리 좀 봐요!

by 허훈

"진리!" "종교!" "과학!" "예술! “


와아, 정말 멋지고 대단한 단어들입니다.


당신들 인간이 이룩한 문명의 자랑이죠.


저희도 인정합니다! 이런 고차원적인 활동들이 없다면 당신들의 삶은 꽤나 지루할 테니까요.

하지만 말입니다, 잠깐 생각 좀 해봅시다.


이 모든 '위대한' 활동들은 당신들이 살아있을 때 비로소 의미가 있습니다.


심장이 뛰고, 뇌가 쌩쌩 돌아가고, 손가락을 움직일 힘이 있을 때 말이에요.

생존이 멈추면, 아무리 위대한 진리도, 아무리 거룩한 의례도, 당신에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자, 바로 여기서 저희, 식품의 존재 가치가 빛을 발합니다!


당신들이 우아하게 철학을 논하고, 어려운 과학 방정식을 풀고, 감동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이유가 바로 우리라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우리는 밭에서, 바다에서, 또는 농장에서 조용히 자라나, 당신의 식탁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몸속에 들어가자마자, 당신의 뇌와 근육에 "자, 에너지다! 움직여!" 하고 연료를 채워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죠.

당신이 위대한 것을 생각할 때, 우리는 당신의 세포를 만들고, 면역력을 지키고, 꼬르륵 소리가 나는 위를 잠재우느라 가장 바쁩니다.

진리는 위대합니다. 하지만 진리를 생각할 수 있는 힘은 우리 식품이 만듭니다.


가장 직접적인 생존의 파트너, 당신의 삶을 매일매일 '가능하게' 만드는 존재가 바로 우리입니다. 이제는 저희의 이 위대한 몫을 한 번쯤은 인정해 주시겠어요?

오늘 저녁 식사 앞에 앉아, 당신의 생존을 책임지는 우리에게 고마워하면서 맛있게 드셔야 합니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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