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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 Oct 07. 2022

DAY02 오늘의 예쁨

당신의 마음을 끌다

나는 금목서를 사랑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가을 하늘이 푸르던 어느 날이었던가. 굴러가는 나뭇잎만 봐도 까르르 웃음이 터지던 고등학교 시절, 감수성의 정점을 찍던 그때, 나는 금목서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알아차리지 못한 그 향기가 어느 날 나를 찾아왔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그 향기에 취해 킁킁거리며 어디서 나는 향기인지를 찾아다녔더랬다. 그래, 정확히 이야기하면 금목서의 향기를 사랑했다. 첫눈에 반하듯, 첫 향에 반했던 것이다. 그리고 마주한 작고 귀여운 꽃, 그 작은 꽃들에게 이렇듯 진한 향기가 난다는 것에 놀랐다. 늘 그 자리에 있던 초록잎의 나무에서 작고 노란 별들이 옹기종기 모여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어찌 반하지 않으리.


그렇게 가을이면 나를 너무나 행복하게 만드는 금목서의 향기를 만날 수 있었다. 누군가 이 향기가 무엇이냐 물으면 "금목서"라고 답할 수 있는 내가 은근 자랑스러웠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찾아왔고 금목서의 향기도 나를 찾아왔다. 사랑은 진정, 예쁨의 발견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결코 전과 같지 않다. 난 이제 어디서든 금목서를 찾아낼 수 있다. 그 향기를 구별하고 그 꽃을 구별해낼 수 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등교를 하며 금목서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새로운 이름을 알게 된 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금목서를 볼 때마다 반가운 친구를 만난 듯 뛰어가 향기를 담뿍 맡는다. 예전의 나처럼 친구들에게 이름을 알려주며 향기가 너무 좋다며 종알거린다. 친구의 무심한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 

아이의 마음에도 사랑이 심겼을까? 살짝 기대를 해본다. 조금 더 커서 나보다 먼저 알아차리고 뛰어와 금목서의 향기를 알린다면, 그때 이야기해주고 싶다. 


"엄마도 금목서를 사랑해"라고 말이다.



* 꽃말 : 당신의 마음을 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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