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2일 오후 7:11
퇴근 후 지하철 역 출구에서 비를 맞닥뜨렸다.
오랜만의 소나기였다.
나처럼 소나기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사람들
급한 대로 가방을 방패 삼아 뛰어가는 사람들
우산을 가져다 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 틈에 섞여 풍경을 관찰했다.
내가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인지
무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 내가 있는 것인지
헷갈리던 하루였다.
그러던 참에
비라도 자신의 정체성을 대차게 뽐내주니
마음 한 켠이 후련해졌다.
이내 비가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