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성 성격 장애가 만들어낸 드라마틱한 영웅의 삶?
[정사] “손책이 이제 막 강동을 아우르며 죽인 자들은 모두 영걸로서 능히 남으로 하여금 사력을 다하게 만드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손책이 경박하여 방비하지 않으니 백만의 무리가 있단 한들 들판 한가운데를 홀로 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만약 자객이 매복해 있다가 공격하면 한 명을 대적할 수 있을 뿐입니다. 내가 보기로는 그는 필시 필부의 손에 죽을 것입니다.” <곽가전>
[정사]에 따르면 당시 손책도 육강에게 원한이 있었습니다. 일전에 육강을 만나러 갔는데, 육강이 만나주는 대신 주부(문서나 기록을 담당했던 관리. 그 유명한 ‘계륵’ 사건이 있었던 한중공방전 당시 양수의 직책)를 시켜 손책을 접대하게 했거든요.
[정사]에서는 이때쯤의 손책이 “용모와 얼굴이 빼어나고, 우스갯소리를 좋아하며, 성품이 활달하면서도 남의 의견을 잘 들어주고, 사람을 기용하는 데 뛰어났다”고 합니다.
한신은 항우에 대해서 이렇게 평합니다: "항우가 화를 내며 큰소리를 내면 모두가 그 앞에 엎드리지만, 어진 장수를 믿고 일을 맡기지 못하니 이는 그저 보통 남자의 용맹에 지나지 않습니다. 항우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공손하고 자애로우며 말씨 역시 부드럽습니다. 누군가 병에 걸리면 눈물을 흘리며 음식을 나누어 줍니다. 그러나 부하가 공을 세워 벼슬을 주어야 할 경우가 되면 인장이 닳아 깨질 때까지 만지작거리며 선뜻 내주지 못하니, 아녀자의 인자함일 뿐입니다."
이러니 손책의 죽음의 원인은 ‘불운’보다는 성격장애에 의한 ‘필연’에 가깝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