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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 Mar 29. 2024

캐나다 안녕! 토론토 바이바이!

go back to Korea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야 말았다. 아직 멀었다 생각했고 편안히 잘 흘러가는 캐나다의 생활과 시간들이 좋았다.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며 흘러가던 시간들이 모여 마지막 끝을 향해 달려가는 걸 인지하자 마음 한 구석 허한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신이 나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다행이다 싶은 양가감정이 깊어졌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려면 런던에서 다시 토론토까지 와야 한다. 공항에서 멀지 않고 저렴하면서도 공항까지 가는 셔틀을 태워주는 호텔로 이동했다. 한국에서 가져왔던 짐부터 한국에 돌아가면 나누어줄 몇몇 기념품들과 캐나다에서 생활하며 사두었던 것들을 모아 짐을 싸고 보니 올 때보다 많이 늘어난 것 같은 건 느낌만일까. 짐을 싸고 아이들을 재우고 캐나다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 피곤하지만 잠이 오질 않았다. 밖에서 휘몰아치는 차가운 눈바람이 마음 깊이 스며드는 것 같았다. 내가 있을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창밖으로 어둠이 서서히 다가오는 낯선 토론토 풍경에서 회귀의 시간이 다가옴을 순간순간 느끼며 머릿속 생각이 엉켜가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TV나 핸드폰 영상을 보며 마냥 즐거워하다 잠이 들었다. 피곤하면서도 잠이 오질 않고 또렷해지는 정신으로 창밖을 바라보며 한없이 닥쳐올 미래가 두렵기 시작했다. 평안한 생활들을 뒤로한 채 층간소음의 늪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돌아가서 겪어야 할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절실했다.


짧은 수면 뒤 밝아 온 아침, 공항에 가려면 서둘러 아이들에게 아침을 먹이고 호텔에서 제공하는 셔틀을 타러 시간에 맞춰 내려가야 했다. 호텔에서 제공해 준 셔틀 덕분에 편하게 공항까지 이동했지만 마지막 난관, 한국으로의 긴 비행시간이 남아있었다. 캐나다는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고 쌓인 눈으로 인해 이륙이 한 시간 이상 지체되었다. 지루한 시간 아이들은 간식을 사 먹고 남은 동전으로 갖고 싶은 기념품을 샀다. 창밖을 보며 마지막 캐나다 눈을 구경하기도 하고 각자의 폰에 담긴 영상을 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덕분에 엄마도 캐나다 공항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편하게 쇼핑을 하며 즐길 수 있었다.




비행기 타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은 긴 비행시간이었지만 울거나 화내거나 떼쓰는 일 없이 잘 먹고 잘 놀고 잘자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좌석 앞에 보이는 화면으로 만화나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며 시간마다 주는 기내식도 잘 먹었다. 자다 중간에 깨서 간식까지 챙겨 먹는 큰 아이도 캐나다에 갈 때보다 비행기에서의 수면시간이 길었다. 다행히 아이들이 몸의 크기가 작을 때라 좌석에서 조금만 누워도 불편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조금 불편한 부분은 엄마의 설득이 먹혀 잘 참아주어 이 여행을 무사히 끝마치지 않았나 싶다. 아이들만 데리고 혼자 다니는 비행이 쉽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엄마 말을 잘 들어주고 보채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고 짐을 찾고 카트를 끄는 공항에서의 모든 상황을 큰 아들이 도와주었다. 짐이 많아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뛰어다니는 막내에 비해 의젓하게 엄마 옆에서 짐을 찾아 같이 카트에 싣고 끌며 공항에 마중 나온 아빠를 만날 때까지 도와준 큰 아들덕에 잘 마무리된 한 달간의 캐나다 생활.


오랜만에 돌아올 가족을 위해 집 대청소와 저녁까지 해두고 마중 나온 남편에게 고마웠고 길고도 짧았던 캐나다 생활에서 받아온 편안하고 따뜻한 에너지가 우리 가족 안에 오랫동안 지속되길 간절히 빌었다.





한 달간 아이들과 보낸 캐나다 이야기를 이번 회로 마무리 합니다. 관심 가지고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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