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맹인이
낡은 흰지팡이를 잡고
지는 해를 따라 걸어갑니다.
보이지 않은 길에서
곤드레만드레 헤매다가
돌멩이에 걸려 넘어집니다.
눈길도 주지 않고,
손길도 내밀지 않는
발길 없는 거리에서.
손에서 놓친 흰지팡이를
더듬거리며 찾다가
나뭇가지에 손이 찢어집니다.
쓰라린 상처에
첫눈이 먼저 내려와
그의 영혼을 위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