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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랑 Jun 28. 2024

목숨 걸고 교단에서 가르친다.

  나는 능력보다 열정을 믿는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교단에서 나만의 즐거움을 찾는다. 가짜가 아닌 진짜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학생을 가르친다. 지금 이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몸과 마음을 숙성시킨다. 날마다 교단에서 새롭게 서기 위해 나를 나답게 갈고닦는다. 교실에서 학생을 만나는 모든 순간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내가 교단에 서는 이유는 나의 결핍을 채우고, 진정으로 나를 만나기 위함이다. 나를 만나는 순간 가슴에 종이 울린다. 종이 울리면 살아 있음에 전율을 느낀다. 가슴으로 가르치고 손 끝으로도 가르친다. 학생을 가르치면서 나의 길을 깨닫는다. 학생을 사랑하면 길이 보인다. 교단에 서면서 자기 갱신의 기회를 갖는다. 좋은 수업도 발효와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성과 감성이 서로 균형되도록 가르친다. 필요 없는 것들은 과감히 버린다. 버리면 진정한 자유가 생긴다. 학생을 대할 때는 예의를 갖추고 나의 욕망을 절제한다. 스스로 조용히 앉아 왜 가르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한다. 정성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비로소 내가 그 안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소설가가 온몸으로 지면을 밀고 가듯이 교직도 온몸으로 밀고 간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힘은 사랑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교실에서 마음으로 중요한 것들을 보려고 노력한다면 학생의 행동을 아름답게 해석할 수 있다. 가르침의 성취는 결핍에서 나온다. 단순한 삶을 실천하며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온전히 나를 교단에 밀어 넣는다. 누군가에게 잘 보일 필요도 없고 누군가를 복종시킬 필요도 없다. 오로지 목숨 걸고 오늘도 교단에서 정성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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