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싶은 학교
고등학교 교사로서의 이유
몇 년째 같은 질문을 받곤 합니다. "왜 교사가 되었나요?" "고등학교 교사를 왜 하고 있나요?" 최근에는 “왜 이 학교에 있는지” “이직할 생각은 없는지”까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사실 저 스스로도 자주 던지는 질문입니다. 과연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밤새 고민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썼던 글들을 되돌아보며 다시금 내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이 길이 맞는지에 대한 확신은 부족하지만, 현재의 행복과 주위 사람들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요즘은 학교에 가는 게 재미있습니다. 주말에도 학교에 가고 싶을 정도로요. 배우고 싶은 것들도 많아진 요즘, 제가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저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알려주고, 상담해주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컴퓨터 작업을 좋아했기에 평생 컴퓨터와 함께하는 직업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정보 교사가 되겠다고 결심했죠. 처음에는 수학이나 사회 교사도 생각했었지만, 정보교과에서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다양한 지식을 가르칠 수 있기에 정보 교사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학생들과 함께 프로그래밍을 통해 사고력을 키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vpython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성해 나갈 때 행복을 느낍니다. 또한, 고등학교 시절 제 경험이 인상 깊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그 시기의 어려움에 대해 조언해주고 싶었습니다. 입시와 서열 경쟁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찾고 행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죠.
이런 이유로 제 수업은 학생들이 경쟁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학생의 행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학생들의 순위를 매기기보다는 그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면서 정서적으로 지지받고 존중받을 때, 학생들은 더 깊은 성장을 경험하게 됩니다.
교사가 되고 나서 예전에 작성했던 글을 읽어보니, 당시 제 생각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서열 중심의 교육에 집중하고 있고,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가치가 순위와 등급에 따라 매겨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중학생 시절에도 “어느 대학이 더 좋은가요?”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했던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자신의 행복보다는 성적에 대한 불안감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저는 그런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교육과 평가의 잣대에서 벗어나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속도대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돕고 싶습니다. 입시와 성적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삶의 행복은 유예할 수 없는 소중한 것임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제 자리를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앞으로도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쓴 귀여운 일기나 추억을 보며 저 또한 매일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낍니다. 이렇게 학생들과 함께하는 매 순간이 저에게는 참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늘 학생들에게 귀 기울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