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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다지 Nov 04. 2021

일출과 함께 출근하는 말라위 사람들

릴롱궤의 아침

해가 떠오른다~ 가자~

 말라위인 친구와 함께 아침마다 걷기 운동을 시작하기로 한 첫 날. 실로 오랜만에 오전 5시에 일어나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섰다. 말라위 사람들이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거의 일출과 동시에 거리로 쏟아진 사람들을 보고 놀랐다. 아예 좌판을 벌여 삶은 고구마며 만다지(Mandasi 아프리카 도넛)를 파는 아주머니들도 눈에 띄었다.


길 위에서 일출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기다란 행렬은 모두 출근 행렬이라고 했다. 도대체 어디서 일을 하길래 이른 아침부터 이동하는 건지는 알 수 없었으나, 6시 30분 즈음이 되자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나타났다. 거리에는 나와 친구처럼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자전거, 오토바이 택시도 쉴 새 없이 지나 갔다.


친구는 어제부터 헬스를 끊어서 운동하고 왔다며 매일 아침 만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전세계적으로 만보 걷기가 유행인가. 거기다 오늘 식사는 오후 2시부터 할거라며 간헐적 단식도 시작한다고 했다. 나와 친구는 이제 맥주는 마시지 말고 위스키를 마시자고 합의한 후 부지런히 걸었다. 출근을 위해 8시에 집에 나선다는 친구는 7시에 집으로 돌아갔고, 나는 조금 더 걸었다.

보기엔 완만해 보이지만 오르막길

오늘 확인을 해보니 거리는 아침에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살이 많이 오른 남성과 여성들도 열심히 걷는 모습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았는데, 모두 함께 비만 탈출을 할 수 있기를 염원해 보았다.

독참파

걷다가 어느 집 담장 울타리에 심어진 꽃나무를 보았는데 향이 너무 좋아 살펴보니 라오스 독참파랑 유사하게 생겼다. 검색해보니 Plumeria alba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에서 다양하게 불리는데 내가 생각한 독참파가 맞았다. 라오어로 독(Dok)은 꽃인데, 독참파는 참파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독참파 향이 참 감미로워서 아직도 코 끝에 맴돈다.

음... 너를 보면 떠오르는 것들이 참 많다.

요새 뉴스나 블로그를 보면 미라클 모닝(Miracle morning)에 대한 이야기가 많던데, “아침형 인간”과 비슷한 의미인 것 같았다. 해가 뜨면 너무 덥고 해가 지면 좀 위험하게 느껴져서 아침 일찍 걷기로 한 건데, 해보고 나니 미라클 모닝이었다. 만보를 일단 채우고 집에 돌아와 고양이들 밥을 주며 하루를 시작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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