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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코더곰쌤 Nov 13. 2024

아기를 향한 오케스트라 단원의 미소

성균괸대 가을 음악회

작년에 만났던 노오란 은행나무가 그리워 올해도 성균관을 다시 찾았다. 하지만 아직 짙은 초록색이다. 또한 문묘도 보존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다.

괜히 온건가 살짝 속상할라고 했는데 귓가에 음악 선율이 들려왔다. 그 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더니 가을 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야! '함신익과 심포니 송'의 무료 연주란다. 헛걸음을 한 줄 알았는데 러키비키다. 고마워요, 종로구청!

음악이 나오자 둠칫둠칫 아장아장 이게 뭔가 구경하러 나온 아기가 있었다. 아이고 예뻐라. 가만히 있었으면 지휘자님 손까지 붙들 기세였다. 다행히 어머니께 저지당했지만. 이름 모를 귀요미 아가의 등장에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악기를 연주하면서도 빙그레 미소지으며 시선은 아기를 따라간다

아기는 온 몸으로 아름다운 멜로디를 듣고 느끼며 오케스트라쪽으로 걸어간다. 이를 감지한 연주자들은 그 모습에 또 행복해 하는거다. 첼로연주자도, 저기 뒤에 타악기 연주자도 손에 익은 음악을 연주하며 진심으로 기뻐한다. 이런게 바로 시민 음악회의 매력아닐까?

정장이 아니라 청바지에 흰티입고 공연장이 아닌 대학교 마당에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이 음악회의 수혜자는 시민들, 아기, 그리고 무엇보다 오케스트라 단원들 본인일 것 같다. 내 음악이 좋다고 환호해주는 사람들의 표정과 몸짓을 그들도 1열에서 확인하는 것일테니! 연주자들은 이 순간 자기가 하는 일의 보람과 가치를 경험했을 것이다.

음악의 아름다움이 공명하는 것을 직접 증명한 것이다.


이처럼 아름다움은 우리를 끌어당긴다. 선율도, 풍경도, 순수한 아이의 몸짓도! 이 모든 것을 모두 하나의 멋진 장면을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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