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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cky min Dec 17. 2024

25. 설레임

fluttering


#설레임


햇빛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늦여름 오후

단둘이 만난 지 두 번째 약속에

악속시간 5분 늦었다고 저어 멀리서

정신없이 나에게 달려오는

그 사람의 눈부신 미소


검붉은 단풍 나뭇잎이 깔린 남산길을 걸을 때

마치 낙엽 밟는 소리가 노래 같다고

이소라 노래를 나에게만 조용히 들려주던

그 사람의 음성


입김을 불어 보면 하얗게 피어오르는

겨울 초입 추웠던 어느 날

대학로 공원에서

내 손에 건네주는 핫팩 속에 남아있던

그 사람의 온기


너무나 찬란해서 한편으로 서글퍼지는

눈꽃처럼 쏟아지던 살구꽃나무 아래에서

그보다 더 눈부시도록

나를 바라보던

그 사람의 눈빛


지금 이 순간

그 존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오늘을 소중하게 만드는

바로 그 설레임



바로 그 설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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