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빈한 Apr 07. 2024

한변의 타이베이 산책 - 4일 차

고궁박물원, 카리도넛, 티오위안 국제공항, EVA 항공 라운지

여행 마지막날 국립고궁박물 다녀왔다. 대만 고궁박물원은 중국의 7,000년 역사를 아우르는 70만 점에 달하는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꼽히는 곳이다. 장제스는 1930년대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때부터 각종 유물들을 상하이, 난징 등 안전한 곳으로 옮겨두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48년부터 국공내전이 격화되자 유물들을 대만으로 옮기기 시작했고, 그 결과 중국의 어마어마한 유물들이 대만으로 고스란히 옮겨지게 되었다고 한다.


고궁박물원서 가장 인기 있는 유물은  배추(취옥백채)다. 19세기 청나라 말 왕비혼수품으로, 자연 그대로의 옥을 이용하여 배추모양 한 겹 한 겹을 디테일하게 표현해 낸 작품이었다. 배춧잎에는 여치와 메뚜기가 조각되어 있는데, 부부가 밤마다 행복하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시그니처 유물치고는 배추의 크기가 생각보다 작았는데, 왕족의 혼수품이라면 실제 배추 사이즈는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청나라 시대 유물인 유형석을 보았다. 삼겹살이나 오겹살과 매우 흡사하게 생겨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일명 '삼겹살 유물'이라 불린다고 한다. 자연 그대로의 돌인지 예술작품인지 다소 헷갈렸는데, 천연석에다가 약간의 염색과 가공을 거쳤다고 한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크기가 작아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울러 왜 굳이 돼지고기 느낌으로 돌을 염색하고 가공했을까 하는 근본적인 문이 들었다.   

고궁박물원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신비로운 유물인 상아투화 운룡문투구를 보았다. 청나라 시대 작품으, 상아로 만들어진 공 표면에는 세밀하고 정교한 조각이 각인되어 있고, 공 내부에는 마치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16개의 작은 공이 겹겹이 들어있다고 한다. 3대에 걸쳐 장인이 한 땀 한 땀 작업하여 완성했다고 전해지는데, 현대 과학으로도 그 비밀을 다 알아낼 수 없다고 한다.


공항으로 이동하기 전에 타이베이 메인역 근처에 위치한 대만 카리도넛먹었다. 가게 주변에  대기줄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대기줄을 보니깐 줄을 서서 도넛을 먹을만한지 무척 기대가 되었다. 오리지널 우유도넛만 팔고 있었는데, 그때그때 바로 만들어서 그런지 아주 따끈따끈했다. 먹어보니 일반적인 도넛보다 덜 기름지며 담백했고, 도넛에 발라져 있는 고소한 우유설탕과도 조화를 이루었다. 전반적으로 익숙하면서도 먹어본 적 없는 특별한 맛이었고, 25위안(1,000원)의 부담 없는 가격도 인기요인으로 보였다.


공항으로 이동하여 EVA 항공 라운지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여행 중에는 주로 길거리 음식먹었는데, 공항라운지에서나마 대만을 대표하는 싱글몰트 카라반 위스키고급음식들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공항 라운지 음식이 제일 맛있는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간단한 저녁을 먹으며 이번 대만 여행도 무사히 마무리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변의 타이베이 산책 - 3일 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