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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 Jul 24. 2021

엄마 아빠 사이에,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내가 이리 클 수 있는 것도


늘 그런 식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집 강아지 포치가 현관문 앞에서 신발들과 뒤엉켜 자고 있으면 

나는 자고 있는 포치를 들어 거기는 더럽다고, 너 자리에 가서 누으라고 옮겨주었고

우리 엄마는 현관문 앞을 깨끗이 닦아 포치가 편하게 잘 수 있게 해 주었다.

나와 엄마의 사랑은 그렇게나 달랐다.


한 번은 내가 엄마에게,

엄마도 좀 더 다정한 남자와 만나 결혼했으면 어땠을까

아니면 아빠가 좀 더 다정했다면.

하는 의미 없는 질문들을 하면

엄마는 그저 아무 말 없이 걷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엄마 아빠 사이에,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고 느끼곤 한다. 


그래도 엄마가 아빠를 좋아하니 다행이었다.

나는 그저 답답하게만 느껴질 상황에도 엄마와 아빠는 무언가가 통하는 듯했다. 

그게 참 미우면서도, 이상하면서도, 부러울 때가 있다. 

그런 엄마 아빠를 보고 있자니, 엄마 같은 사람을 만나 평생을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이리 큰 것도 우리 엄마가 준 애정 덕분은 아닐까. 



2021年7月24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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