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그런데

접속부사로 잇는 가을 노래 3 - 어긋나는 시간의 속도

by 최은녕 라온나비


벌써


여름의 열기가 남아 있는데

벌써 귀뚜라미가 울고,


단풍잎이 불타고 있는데

벌써 겨울바람이 스친다


벌써,

시간은 앞만 보고 내달리고

나는 발걸음만 더디다


계절은 제 속도로 간다

그런데 나는 늘 반계절 늦게 도착한다





그런데


은행잎이 황금빛 강을 이루고

하늘은 높아만 간다


그런데

내 마음 한켠에는

아직 봄날의 그림자가 남아 있다


사람의 계절은

언제나 어긋나 피어난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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