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앞에서

by 최은녕 라온나비


현관 앞에서


형 이름이 불릴 때
나는 박수치는 걸
한 번 늦었다


형은 꽃다발을 안고
내가 모르는 사람처럼
앞에 서 있었다


졸업식 끝나고

현관 앞에서

나는 가방을 내려놓고
신발끈을 만졌다


형은
끈을 당겨 주고
실내화를 꺼내 주고
뒤꿈치를 눌러 주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형이 그냥 서 있었다


“이제 혼자 할 수 있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운동화가 잘 안 들어갔다


나는 실내화를 넣고
형을 한 번 보고
교문으로 걸어갔다


오늘 운동장은
조금 길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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