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정?
원래 일요일엔 요가 초보 시리즈 구령 수업이 있는 날이다. 그런데, 아쉬탕가 요가 샬롯스빌 (AYC)에서 매달 첫 토요일에는 중급시리즈 구령수업을 하여, 어제 그 수업을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요가를 하루 쉰다. 물리 수업 준비와 이번 학기에 수강을 하는 기초 일본어수업을 예습하러 시내 커피숍에 왔다.
이번 학기 나의 요가 생활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이번 학기부터 버지니아대학 요가수업이 새로 건축된 Contemplative Science Center에서 이루어졌다. 원래는 선생 존이 아침 8시에서 10시까지 가르친다고 했었는데, 나를 비롯해서 핵심멤버들이 그건 너무 늦은 시간이라고 하자, 시간을 6시로 앞당겼다. 그래서 존의 수업을 들어왔다. 문제는 금요일과 일요일이다. 이번 학기부터 존이 금요일에 초급 구령수업을 하고 잠시 환담의 시간을 갖자고 했다. 그러면 난 일요일에 중급시리즈를 수련해야되는데, 존은 일요일에 수업을 하지 않는다. 혼자서 중급시리즈를 하기는 그래서, 첫 주 금요일에 AYC에 가서 중급을 한 후, 일요일에 AYC의 초급 구령수업을 들었다. 존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고. 두번째 주인 지난 주 목요일에 수업이 끝날때 쯤, 존이 나에게 물었다. 금요일 구령수업에 나올거지? 라고. 할 수 없이 금요일에 존의 구령수업에 갔다. 토요일에 AYC의 중급 구령수업을 들으면 되겠지란 생각도 있었기에..
존의 구령수업에 다섯명이 왔다. 클레이, 그의 아내 K, 린다, 나, 그리고 대학원생 한 사람. 끝. 너무 작은 인원이다. 구령수업이 끝나고 우리가 사바사나 자세에서 휴식을 취할때 존은 떠나버렸다. 환담의 시간은 없었다. 금요일에 굳이 존의 구령수업에 오는 의미는? 이란 의문이 들었다. 일요일에 난 어디에서 중급시리즈를 수련하지? 이건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번주는 다행히 토요일에 AYC에서 중급 구령수업이 있어서 나의 주 5일 중급, 1일 초급 수련이 가능했지만, 다른 주에는 힘들다. 그리고, 이번 학기 말에는 클레이와 K가 샬롯스빌을 떠날 것이다.
샬롯스빌에는 두개의 아쉬탕가요가그룹이 있다. 존이 가르치는 버지니아대학 그룹과 AYC. 버지니아그룹은 대부분의 멤버들이 버지니아대학 소속 교직원이거나 학생들이다. 대학 특성상 학생들은 길어야 2-3년마다 바뀐다. 졸업하고 떠나니까. 그리고 그들의 수준은 거의 초급에 머문다. 열심인 학생들도 중급을 시작할때 쯤 떠나니까.. 요가는 혼자하는 수련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항상 같이 비슷한 수준을 수련하는 도반 (함께 수도하는 벗)과의 묵언의 교감은 서로의 수련에 격려가 된다. 지금은, 클레이가 그렇다. 그런데, 클레이가 떠나면?
존에게 있어서 현재 난 아마 자신의 수제자일 것이다. 내가 5년반전에 처음 자신의 요가수업에 들어왔을때부터 지금까지 날 가르쳐왔으니까. 호기심에 처음 오는 사람들 중에 지속적으로 꾸준히 1년이상 수련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더구나 5년반이란 시간동안 꾸준히 수련하여 초급을 넘고, 중급을 하며 고급을 막 시작하는 난, 그에게 선생으로서의 보람과 자부심을 주는 존재이지 않을까.. 나도 존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이다. 여행을 하며 다른 도시의 요가원에 갔을때 그곳 선생이 나의 선생이 누구냐고 물으면 존이라고 한다.
존은 내가 AYC에 가서 수련을 하는 걸 못마땅해 하는 듯하다. 자신'만'의 제자로서 남아주기를 바라는 듯하다. 소유욕인가.. 만일 존이 주 6일 수업을 하고, 여름/겨울 방학에도 수업을 한다면 가능하겠지만, 주 5일 수업을 하고 방학때는 수업을 하지 않는 한, 그건 나에게 가능치 않은 상황이다. 존의 수업이 없을때 AYC에 가는 건 불가피하다. 주 5일 중급을 수련하려면, 금요일에 AYC에 가야한다. 그리고 일요일 AYC 초급 구령수업. 이번 주부터의 나의 요가 일정이다. 존이 금요일에 구령수업이 아닌 마이소어수업을 한다면 금요일에 AYC에 갈 필요가 없겠지만..
AYC에는 중년의 사람들이 꽤 있다. 대다수가 학생이 아니니, 고정멤버들이 20여명 된다. 그중에 나와 비슷한 수준의 수련을 하는 사람들은 대략 5-6명. 이제 그곳에서도 난 아주 열심히 수련하는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갈때마다 반가워해주는 사람들도 있고. 그곳의 선생 캐롤앤은 나에게 그곳에서 선생보조가 되지 않겠냐고 유혹을 하기도 한다. ㅋ 나의 대답은 물론 'No.' 그러니까, 난 버지니아대 그룹과 AYC그룹 이 두 그룹에 다 속하는 셈이다. 정서적으로 새파란 초보의 학생들과 수련하게되는 존의 수업보다는 비슷한 연령 (정신연령.. 40-50대.. ㅋㅋ)과 몇 비슷한 중급 수준의 사람들과 수련하게 되는 AYC는 이제 나에게 더 끌리게 되었달까.
존에겐 미안하지만, 이 부분은 좀 이기적이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