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샬롯스빌에 있는 두 서점에 가서 '채식주의자'를 주문했었다. 모두 세권. 시내에 있는 작은 서점에서 두권, 대형서점 Barnes & Noble 에서 한권. 두 서점 모두 금요일 (어제)까지 올거라고 했었다. 그런데 웬걸. 어제 들른 시내에 있는 작은 서점에서는 그 책이 오질 않았다. 11월 초에나 올거란다.
오늘 'Barnes & Noble'에서는 주문한 한권을 겨우 얻었다. (표지사진). 더이상은 없단다. 그러니까, 이곳 미국에서도 대형서점의 횡포(?)가 있는 듯하다. 대형서점에 먼저 책이 배포가 되고 작은 동네 서점에는 나중에 여분이 생길때가 되어서야 책이 배포가 되는 듯하다.
작은 서점에는 내달 초에나 되어야 책이 온다니, 'Barnes & Noble'에 책을 더 주문하려고 했다. 주문하는 곳에는 이번엔 다른 남자 직원이 있었다. 주문을 하니, 그 책은 주문을 할 수가 없단다. '왜요?'라고 물으니, 본부 창고에 책이 없단다. 그리고 이미 여러권이 주문된 상태란다. 이 소도시에서도. 더이상 주문은 받을 수가 없단다. 본부 창고에 재고가 전혀 없으니까. ㅋㅋ 그리곤 그 남성 직원은 혼잣말을 했다: 'I don't understand why the demand for this book is so high'
뭐라고? 책방에서 일하는데, 노벨문학상을 모른다고? 라는 생각이 내 머리에 치고 들어왔다. 그래서 말해주었다. 'The author, Han Kang, got this year's Nobel prize.' (자부심까지 담긴 말투로.. 내가 노벨상을 탄 것처럼 말이다.^^) 그러자 그 남성 직원이 말했다. '그래서 그랬군요.' ㅉㅉ 그정도는 알아야지. 책방에서 일하려면. 지난 주에 날 상대했던 젊은 여성 직원은 그 당시에 노벨상 소식을 알고 있던데..
아뭏든, 내 이름을 waiting list (대기자 명단)에 올려 놓았다. 지금 다시 그 책을 찍고 있다고 했다. 언제 서점 창고에 올지는 모르지만, 도착하면 나에게 전화를 주겠단다.
지난 주 수요일에 내 학과 동료 교수가 나에게 물어왔다. 그녀는 내 절친동료의 아내이기도 하다. 유럽출신.
동료: 금년 노벨문학상을 한국 소설가가 탓던데. 그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았어요?
나: 네. 물론.
동료: 그럼, 그 작가의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까요?
나: 먼저 '채식주의자'를 읽어봐요. 그리고 'Human acts (소년이 온다)'를 읽어요. '소년이 온다'는 1980년에 일어난 광주항쟁 (Kwangju uprising)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아, 내가 이미 '채식주의자' 몇권을 주문했어요, 얻으면, 한권 줄께요.
집에 있던 영어판 'Human acts'와 'Greek lessons'는 내 아이들에게 읽어보라고 한권씩 주었다. 읽을지는 잘 모르..
아뭏든, 주위에 한강의 책을 나눠 줄 사람들이 앞으로 더 생기겠다. 괜히 이렇게 가슴이 뿌듯해지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