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스빌
* 표지사진: 샬롯스빌 한 책방 안.
작가 한강의 노벨상 수상발표일은 10월 10일.
그날 저녁 집에 와서 한강의 어떤 책들이 집에 있나 살펴보았다. 한글판, 영어판으로 몇권이 있었는데.. <채식주의자 (Vegetarian)>은 한글판도 영어판도 책장에 없었다. 아.. 그 책들을 누군가에게 주었구나.. 그 책을 언제 누군가에 주었는지는 기억이 가물하다. 아마 한국 유학생들이지 않았을까. 지금은 학업을 마치고 다 떠난.
내가 읽고 감동을 깊이 받은 책들은 가끔 남에게 주곤 한다. 물론 그걸 읽을 것이고 또 읽고 비슷한 감동을 받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말이다. 그 책들이 내 책장에서 더 읽히지 않고 꽂혀있는 것보다, 다른 누군가가 읽는 것이 더 좋으니까. (작가의 서명이 있는 책들은 주진 않고 빌려주지만. )
이 소도시 샬롯스빌에는 책방이 여러개 있는데, 그중에 내가 아는 새책을 파는 책방은 두곳이다. 예전엔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있자마자, 바로 그 책방들에 달려가 (차를 타고) 운이 좋으면 한두권 당일날 손에 넣을 수 있었는데.. 이번엔 갈 필요가 없었다. 내가 벌써 한글판과 영어판으로 읽었던 작품들이었으니까..
수상 발표날부터 나흘이 지난 오늘, 혹시 누군가에게 주고 싶을지 몰라 미리 <Vegetarian> 몇권 주문할까하고 아마존에 들어갔더니, 배달 날짜가 꽤 되기도 하고, 또 가격이 비쌌다. 책 가격도 좀 비쌌고, 또 배달비가 왜 이리 비싸.. 그래서 주문을 그만 두었다. 대신, 책방에 갔다. 나흘이 지났으니, 혹시 한강의 책들을 다시 구비해 놓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해서.
작은 책방에 먼저 들러 물었다. Do you have any books by Han Kang?
직원이 컴퓨터로 보더니 다른 책들은 없고 <Greek Lessons>는 한권 남아 있을 거라며, 책장에 갔다. 그런데 그마저 없었다. 누군가 금방 사갔나보다. 그래서, <Vegetarian>을 두권 주문하였다. 하드커버 를 주문하려했으나, 그건 내년 초에나 구입 가능하단다. 지금은 Soft cover만 가능하단다. 일주일 이내에 도착할거란다.
호기심에 대형서점 Barns & Nobles에도 가보았다. 그곳도 품절. 당연히 예전의 나처럼 노벨상 발표가 나자 마자 달려온 사람들이 있었겠지. 직원이 미리 구매를 해줄 수 있다며 컴퓨터로 검색을 하더니 탄성을 질렀다. 오늘 아침에 <Vegetarian>책들이 본사 창고에 도착했다며. 그 젊은 여직원의 함박웃음과 탄성이 날 즐겁게 했다. 그래서 한권 주문을 했다. 이번 주 목.금요일까지는 도착할 거란다. 수상발표 이후 1주일이 지난 후에 말이다.
이제부턴, 이 미국 소도시의 책방에서도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책들을 쉽게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