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사진: 창비까페
며칠전에 서울에 왔다.
오자마자 이비인후과병원에 갔다. 며칠 전부터 왼쪽 귀에서 액체가 나왔다. 다행히 숙소 근처에 이비인후과병원이 있어서 걸어갔다. 의사선생님이 중이염이란다. 초등학교 시절 해수욕장에가서 놀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나온 적이 있다. 그때 귀에 물이 들어가 중이염이 걸렸었었다. 중학교때까지 재발되곤 했었는데.. 40여년이 지나서 이번에 다시 그병이 재발한게다. 한국 의료시스템은 너무 좋다. 한국의료보험이 없는 나도, 이렇게 병원에 예약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서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니.. 미국에선 상상도 못하는 일이다. 보험도 없는데 가격은 또 왜이리 싸.. ㅎㅎ 오늘 다시 그 병원에 가서 진료을 받았다. 몇주 서울에 있을 건데, 미국으로 가기전에 완치가 되길 바란다..
말도 안되는 계엄이 풀린 후에 와서 다행이다.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탄핵 인용이 될때까지 예의주시를 해야겠지만, 국회, 사정기관, 그리고 언론에서 열심히들 하니,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은 일상으로 복귀할 수가 있겠다.
이번엔 서강대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김경석요가선생이 가르치는 드리시티요가원에서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한 숙소다. 새벽에 일어나, 요가원이 문을 열기 5분전 쯤에 천천히 걸어가면 된다. 첫날, 김경석선생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그리고 몇 요가멤버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왔다. 이 브런치를 구독하신다는 분도 계셨다.
여행 숙소를 정할때 고려하는 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엔 세가지다; 요가원의 위치, 매일 출근(?)하여 앉아서 일을 좀 할 수 있는 곳의 접근 용이성, 그리고 음식거리를 살 수 있는 마켓이다. 이번에 정한 숙소가 위치로는 최적이다. 약간 낡아서 좀 그렇긴 하지만, 최적인 위치라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할만 하다.
요가원도 걸어서 갈 수 있고, 낮에 잠시 일할 수 있는 창비서교건물도 지하철로 같은 노선 네 정거장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행운인 것은, 가고픈 마켓이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 있다는 것. 이 마켓은 마포 두레생협이다. 사실 여름에 서울에서 체류할때 가고픈 곳이었다. 드리시티요가원에서 요가를 마치고 버스를 타러 정류장에 서 있곤 했는데, 그때는 시간이 마켓이 열리는 10시 훨씬 전인 8시반경이어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이번엔 숙소가 그 근처여서, 언제든지 갈 수가 있게 되었다. 두레생협. 강추한다. 이곳에 대해선, 다음에 더 자세히 쓰기로 한다..
서울에서의 나의 일상은 외롭지도, 심심하지도 않다. 은퇴를 하면 서울에서 살게 되지 않을까 한다. 특히 이번 윤석열의 내란사태에서 보여진 한국시민들의 슬기롭고 용기있는 대응을 보며, 한국이 내가 살 곳이란 생각이 굳어졌다. 은퇴를 한 후에 말이다.. 15년쯤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