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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주 Jun 30. 2024

스필버그의 달란트

달란트와 경험이 만났을 때

미국에는 각 주마다 대표하는 도시가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시를 꼽으라면 뉴욕주의 맨해튼을 품고 있는 뉴욕시와 캘리포니아에는 할리우드를 자랑하는 LA시가 서로 경쟁을 하곤 한다. 뉴욕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같이 높이 솟은 건물들로 만들어진 스카이라인으로 "높음"을 자랑한다면 LA시는 세상에서 가장 큰 대도시(Greater Los Angeles Area)로 "넓음"을 자랑한다. 뉴욕이 뮤지컬과 연극의 문화거리인 브로드웨이를 가지고 있다면 LA에는 전 세계의 영화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할리우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옥신각신 두 도시의 경쟁에서 LA가 뉴욕을 절대로 따라갈 수 없는 것이 있다고 한다. 뉴욕에는 흰 눈이 내리고 코가 쨍할 정도로 추운 겨울이 있는데 LA는 겨울이 없어서 부유한 사람들이 모피코트를 입고 자랑하고 싶어도 입을 수 없다는 우스개 경쟁에서 판정패를 당하고 만다.


하지만 바로 모피가 필요 없이 일 년 내내 태양이 빛나는 좋은 날씨와 LA시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만 가면 눈이 쌓인 높은 산에서 스키를 타고 오후에 서쪽으로 한 시간을 가면 태평양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자원 때문에 캘리포니아는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몰락해 가던 유럽의 영화산업을 새롭게 부흥하여 세계의 영화산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현재까지도 실제 사용하는 영화를 찍기 위해 제작한 다양한 세트장들을 1915년 처음공개했고 1964년에는 세트장 구석구석을 보여주며 유명한 영화의 한 장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계획한 트램서비스를 시작했다. 1981년도에 처음으로 나는 그곳을 방문해 죠스가 나타나는 해변,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에 나오는 언덕 위의 집, 모세의 지팡이로 갈라지는 홍해등 영화의 한 장면들을 눈으로 보며 큰 감명을 받은 곳이다. 그 후 손님들이 올 때마다 여러 번을 갔었다.


며칠 전 20여 년 만에 유니버설 스튜디오 (Universal Studio)를 찾아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곳에 가면 무조건 세트장 투어를 하는 트램을 제일 먼저 탄다. 올해 60주년을 기념하는 트램투어에도 많은 변화가 느껴졌다. 트램은 승차 칸을 전보다 더 많이 달아 무척 길어졌다. 각 트램에는 안내하는 사람이 앞에 앉아 마이크로 각 세트장마다 설명을 해준다. 전에 트램 투어는 세트장에 들어가 지진경험을 그냥 보았다면 이번에는 노선 위에 연결된 장치로 트램전체를 흔들어 대기도 하고 영화에 한 장면에 나오는 사람들이나 자동차를 달리는 스릴을 느낄 수 있도록 3D 안경을 쓰고 오감 전체로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자극을 주었다. 또한 전에는 누가 만든 어떤 영화에 쓰였던 세트장이라며 말로만 설명을 했는데 이번에는 각 트램 칸마다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각 영화의 장면을 보여주고 감독, 배우가 직접 설명을 하니 전보다 이해가 쉬웠고 장면들을 비교하며 볼 수 있어 좋았다.


나는 영화의 제작과정이나 제작자, 배우에 대한 상식에 까지 관심은 없다. 그래서 안내방송에 크게 집중을 하지 않고 주변을 두리번 대며 세트장을 보고 있는 나의 귀를 쫑긋 하게 끄는 말이 모니터에서 흘러나왔다. 애리조나에서 살던 스필버그는 어렸을 때 캘리포니아의 친척 집에 왔다가 할리우드에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트램을 타고 구경하다가 중간에 잠시 쉬는 시간에 그는 내려서 숨어있다가 트램이 떠난 뒤 세트장 전체를 자신의 것인 마냥 독차지한 느낌을 구경을 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날 그는 우연히 영화역사 기록자인 척 실버스 (Chuck Slivers)를 만나 이야기를 했고 실버스는 스필버그가 가지고 있는 영화제작에 대한 관심과 야망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다음 3일 동안 들어올 수 있는 입장권을 주었다. 그 후에도 스필버그는 두 달 반동안 매일같이 세트장을 찾아 살았다시피 하며 자신과 유니버설 스튜디오와의 인연과 영화감독으로서의 성장과 발전의 기초를 소개하며 트램에 탄 사람들에게 트램투어를 통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자극이 되었으면 하는 말을 전했다.


바로 그것이다! 자신이 관심이 있고 잘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인생의 제1 과제인 것이다. 그리고 어렴풋이라도 잘하는 것을 찾아냈다면 그것을 향한 자신의 열정을  다양한 "경험"을 통해 확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교육은 그렇게 찾고 열정이 있음을 확인한 자신의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계발하고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인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반대로 교육을 통해 기술을 익히면 그것으로 좋은 직업을 잡는다고 생각한다. 스필버그는 12살 때 그의 첫 영화작품으로 기록된 된 장난감 기차가 부서지는 것을 촬영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필름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그의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우연히 친척집을 놀러 가 찾았던 할리우드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그의 열정을 경험을 통해 확인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그 후에 캘리포니아 롱비치 대학에서 영화제작을 전공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달란트를 훈련하고 영화촬영에 대한 다양한 방법과 기술을 배우게 된 것이다. 나는 부모교육 때마다 자녀의 달란트를 찾고 많은 경험의 기회를 마련하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스필버스는 진짜 그 말에 일치하는 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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