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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 movie color Apr 01. 2022

영화 <메기>를 보고 든 생각과 감정

믿음이란 거짓을 안 믿는 것 아닐까?

영화 이름이 메기?


영화 <메기>도 역시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한국영화이다. 보통 한국 영화를 잘 안 보게 되는데, 그 이유는 한국영화는 클리셰가 너무 뻔해서 이야기가 지루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보는 시간이 너무 고역이다. 그래서 한국영화를 잘 안 보게 되는데, 이 영화는 일단 포스터가 마음에 들어서 ‘보고 싶어요’를 눌러 놓았다. 포스터는 ‘박시영’ 디자이너가 제작하였다. ‘박시영’ 디자이너는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드는 포스터를 잘 만드시는 것 같다. 영화의 이름도 보고 싶게 만드는 것 같다. 영화 포스터에는 자전거를 타는 두 남녀가 있고 메기 마크가 비 내리는 것처럼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무엇에 대한 영화일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던 것 같다. 제목처럼 메기에 대한 이야기일까? 아니면 두 남녀에 대한 이야기일까? 그 이야기가 궁금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영화 <메기> 포스터

영화 <반도>, 드라마 <D.P>로 유명해진 구교환 배우와 드라마 <이태원 클래스>로 유명해진 이주영 배우, 2명의 배우가 나온 것도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옛날에 단편 영화 제작 수업 때 제작에 참고할 단편 영화들을 보다가, 우연히 <로미오: 눈을 가진 죄>를 보았는데 그때 출연한 구교환 배우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그때부터 눈여겨보았던 배우이다. 그의 연기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일상적인 연기를 하지만 묘하게 이상한 아우라를 뿜는 매력. 일상적인 연기에서 공감이 가면서도 미친놈 향 2% 첨가한 연기. 그 연기가 너무 좋다. 이주영 배우도 연기도 일품으로 좋으면서 묘한 얼굴을 통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 이 배우들만 봐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영화 주제에 대해 알게 되니 캐스팅이 너무 찰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믿음’,’ 신뢰’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해나간다. 사실 명확한 개념인 것 같지만 사람마다 모호해지는 묘한 개념들이다. 그래서 ‘이런 주제에는 저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 찰떡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교환 배우를 캐스팅된 이유 중 가장 큰 하나는 아마 구교환 배우와 오랫동안 연애를 해온 이옥섭 감독일 것이다. 그녀는 <로미오: 눈을 가진 죄>의 감독이면서 오랫동안 구교환 배우와 연애를 하면서 같이 합을 맞추어 왔다. 그러니 더욱 ‘이성원’ 역할에 구교환이 어울린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아니면 구교환 배우를 고대로 캐릭터로 녹여낸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찰떡 케미들만 모여 놓은 영화 <메기>. 그렇다면 영화 속 이야기를 한번 살펴보자.


이제는 길게 영화 스토리를 안 쓰려고 한다. 너무 길면 나도 힘들고 보는 사람도 힘들어지니…


영화 <메기>의 줄거리


마리아 사랑 병원에 이상한 사진이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엑스레이 사진으로 찍힌 것. 사람들은 그 사진이 어떻게 찍히게 된 것인지 궁금한 것보다는 누구인지 관심이 쏠려있습니다.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가고 사진의 주인은 간호사 ‘윤영’씨(이주영)이라는 소문이 나버렸습니다. 윤영씨는 사진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 남자 친구랑 의논합니다. 사진과 자신의 하체를 비교를 하는 ‘성원’씨(구교환). 자신의 것과 맞는 것 같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하지 말자고 했었다고 하는 성원씨. 하기는 했었나 봅니다. 고민을 하다가 결국 퇴사를 결심하는 윤영씨. 그녀는 사직서 봉투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한글로 된 사직서 봉투로 결정합니다.

걸려있는 엑스레이를 무섭게 보는 윤영씨

다음날, 부원장(문소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니 자신의 옛날이야기를 하면서 사람들의 의심에 대해 너무 신경 쓰지 말라며 사직서를 되돌려 줍니다. 오늘은 쉬고 내일 보자며 윤영씨를 집으로 보내는 진경씨. 다음날 출근을 한 윤영씨는 이상한 낌새를 느낍니다. 자신 말고 아무도 출근을 안 한 것입니다. 그러다가 마주친 부원장님. 서로 깜짝 놀랍니다. 직원들한테 전화를 돌려 출근 안 하냐고 하니 모두 아프다고 말합니다. 아마 다들 엑스레이 사진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진경씨는 직원들이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합니다. 윤영씨는 어제 말씀하신 것처럼 의심하지 말고 믿어보자고 말합니다. 그래서 2명을 선택해 직접 찾아가 확인해보기로 결심합니다. 첫 번째로 의사의 집을 찾아갑니다. 직접 찾아가니 정말로 아파서 쓰러져 있던 의사. 이제는 사람들을 믿기로 한 두 사람입니다. 그렇게 병원으로 돌아온 두 사람. 검은 차 한 대가 미친 듯이 달려오더니 피가 철철 흐르는 남자가 내립니다. 사과를 먹다가 다쳤다고 합니다. 수술실에 들어간 두 사람 총알을 빼내게 되죠. “아까 사과를 깎다가 그랬다고…” “아… 사과가 아니라 사슴을 잡다가… 총으로…”

사과를 깎다가?

환자를 마취시키고 복도로 나온 두 사람. 복도 끝에 이상한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오토바이 헬멧에 몽둥이를 들고 있는 사람이 복도 끝에 앉아있네요. 부원장은 흠칫 놀랍니다. 이때 윤영씨가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바로 윤영의 남자 친구 성원씨였군요. 혹시 몰라서 불렀다고 합니다. 40분 후 깨는 환자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날 윤영씨의 허벅지에 멍이 하나 들었네요. 그걸 달걀로 문질러주는 성원씨. 성원씨는 신문기사에 부원장과 윤영씨만 실려서 불만입니다. 그렇게 새로운 사건으로 마리아 사랑 병원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제는 아무도 엑스레이 사진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되었거든요.

걱정이 있을 때 메기를 보러 오는 윤영씨

“제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메기입니다.” 가만히 있는 저를 보면 윤영씨는 마음이 편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윤영씨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일부러 가만히 있기도 해요. 어느 날 저희 아빠가 저를 보더니 지진이 난다고 하며 병실 사람들을 데리고 나갔어요. 하지만 3시간이 지나도 지진은 일어나지 않았죠. 하지만 전국적으로 싱크홀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정부는 이 상황을 싫어했지만 성원씨는 달랐답니다. 성원씨는 청년노동자로서 일자리가 생겨 좋다고 합니다. 한 동안 평화로운 일상이 흘러갈 것 같네요. 어? 근데 문제가 한, 두 개씩 생기기 시작하네요. 성원씨가 일하다가 그만 커플링을 잃어버렸습니다. 직장 동료 동생들과 열심히 찾아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다음 날 샤워를 하고 나온 동료 동생의 발가락에 백금반지가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성원씨는 의심이 가기 시작합니다. 그날 동료 동생인 강후는 지갑을 잃어버립니다. 성원씨가 지갑에 얼마 있었는지 묻습니다. 12만 원 정도 있다고 하네요. 성원씨는 12만 원 줄 테니 발가락에 있는 반지 팔라고 합니다. 강후는 싫어하다가 마지못해 거래를 합니다. 하지만 강후의 발가락에 끼어있던 반지는 성원씨의 손가락에 맞지 않았습니다. 괜히 의심만 했네요…

의심받는 강후씨

성원씨가 그러는 동안에 윤영씨는 성원씨의 전 여자 친구 지연씨를 만나게 됩니다. 지연씨는 성원씨와 헤어진 이유가 자신을 때려서라고 합니다. 맞은 적이 있냐고 묻자 윤영씨는 아니라고 합니다. 조심하라는 당부하는 지연씨. 그 후 윤영씨는 성원씨를 볼 때마다 지연씨의 말이 생각나서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됩니다. 성원씨와 살고 있던 집이 재개발로 인해 다른 집을 알아봐야 하는 윤영씨. 어느 날 자전거를 타면서 집을 알아보러 가는 윤영씨. 성원씨의 전화소리를 들으며 길을 찾아가다가 코너를 돌자 가파를 계단이 나옵니다. 하나터면 떨어질뻔한 윤영씨. 윤영씨는 성원씨가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해 분노를 표출하고 성원씨를 집에서 쫓아냅니다. 하지만 의심으로 끝나는 상황이 찝찝한 느낌을 주는지 뭔가 고민이 많아 보이는 윤영씨. 부원장인 진경씨는 성원씨를 직접 만나서 물어보라고 말합니다. 그런 진경씨의 조언을 따라 성원씨의 친가가 있는 아파트 단지로 찾아가 앞으로 성원씨를 불러냅니다. 오랜만에 만난 성원씨. 성원씨는 카트에 있는 저를 보면서 “웬 메기?”라고 묻습니다.

“환자분이 퇴원하면서 나한테 맡겼어”.

“버린 거네…”

“맡긴 게 어떻게 버린 거야”

“됐다… 메기 하고 편 먹고 나 쿠사리 주러 왔냐? 너 만나면 해주고 싶었던 말이 있거든. 핸드폰에 적어놨어. 잠시만…”

“멈춰. 거기서 말해”

“내가 같이 일하는 동생을 의심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 혼자 생각하고 부풀렸던 것 같아. 너도 혹시 뭔가 부풀리고 있다고 생각되면…혹은 생각하면 엄청 큰 바늘로 찔러주고 싶다. 안 아프게”

“여자 때린 적 있어?”

“어… 전 여친 때린 적 있어”

그 순간 저는 펄쩍 뛰어올랐습니다. 그러자 놀란 성원씨는 갑자기 생긴 싱크홀 속으로 빠져버렸습니다. 윤영씨는 놀라서 도망치다가 다시 돌아와 구덩이 쳐다보네요.

같이 있지만 다른 곳을 보는 두 사람

믿음과 의심


영화 <메기>는 진짜 메기가 화자로서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믿음’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합니다. 화자를 메기로 설정한 것은 주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과연 이 영화를 다 보면 정말 이 이야기가 진짜일까를 생각하게 되는 거죠. 왜냐하면 화자가 메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영화는 화자를 통해서도 주제를 부각시킵니다. 그럼 믿음과 의심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먼저 줄거리에서는 말하지 않았지만, 윤영씨가 세탁소에서 세탁물을 찾으러 갔는데 세탁물에서 잉크가 번지지도 않은 포스트잇을  발견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뜻은 세탁소 아저씨가 세탁을 안 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세탁물을 세탁소에게 맡겨 세탁을 부탁합니다. 이러한 행동에는 세탁을 해준다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믿음이 금이 가는 것은 아주 작은 잉크가 번지지 않는 포스트잇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 포스트잇에는 이런 한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우리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더 구덩이를 파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얼른 빠져나오는 일이다.’ 이 문장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포스트잇을 발견한 윤영씨

윤영씨는 병원에서 발견된 엑스레이 사진을 발견하고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기 자신을 의심합니다. 그래서 남자 친구인 성원씨와 이리저리 보면서 맞는지 아니지 확인을 합니다. 그 행동은 구덩이에 빠지고 구덩이를 더 파는 행동과 같지요. 하지만 다다음 날은 병원 직원들이 모두 아프다고 안 나옵니다. 부원장 진경씨는 병원 사람들이 그 엑스레이 사진이 자신들의 것이라고 생각하여 안 나온다고 의심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윤영씨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을 의심했다고요. 하지만 여기서 의외로 윤영씨가 사람들을 믿어보자고 합니다. 그래서 둘은 그 믿음을 확인하러 아프다는 의사를 찾아간 두 사람은 진짜 아픈 의사를 보고 믿음이 확신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렇게 믿음의 전도사가 된 듯한 두 사람은 누가 봐도 깡패라서 다쳐서 온 사람을 사과 먹다가 다쳤다는 말을 믿고 치료해줍니다. 하지만 배에서 총알이 발견되자 이번에는 바로 믿음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오게 되죠. 이렇게 처음에 나온 글귀에서의 구덩이 의심이 되기도 하고 믿음이 되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믿거나 의심하게 되면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믿음과 의심에 빠지게 되면 구덩이를 더욱 파서 진실이라는 태양으로부터 멀어지게 되죠. 진실을 보는 눈이 캄캄해지는 것입니다.

과연 눈을 떠도 진실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을까?

성원씨는 전국적으로 생겨난 구덩이, 싱크홀로 인해 일자리를 얻게 되죠. 그곳에서 성원씨는 일하다가 윤영씨와의 커플링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주위 동료들도 같이 찾아주지만 찾지를 못합니다. 하지만 우연히 샤워를 하고 나서 동료 강후의 발가락에 커플링과 똑같이 생긴 백금반지가 있는 것을 발견하죠. 그때부터 성원씨는 의심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불백 집에서 직설적이게 캐묻기도 합니다. 그리고 강후씨는 불백 집 이후 지갑을 잃어버리게 되죠. 그러자 성원씨는 지갑에 얼마가 있었냐고 묻습니다. 12만 원 정도 있다고 하니 12만 원 줄 테니 백금반지를 팔라고 합니다. 강후씨는 결국 화가 나지만 결국 발가락에서 백금반지를 주고 12만 원을 받죠. 하지만 그 반지는 성원씨가 찾던 반지가 아녔습니다. 여기서 성원씨는 의심의 구덩이에 빠지자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구덩이를 팠더니 결국 그 구덩이 갇히게 되죠. 그리고 진실을 마주할 때에는 이미 깊게 파고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관객들도 똑같이 구덩이를 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성원씨가 강후의 지갑을 훔쳤다는 의심 말이죠. 영화 속에서 성원씨가 강후의 지갑을 훔치는 장면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성원씨가 훔쳤다고 생각하죠. 그렇게 영화는 의심으로 생기는 갈등을 소재를 통해 표현합니다. 영화 플룻을 통해서 관객들도 느끼게 말이죠.


또한, 윤영씨는 성원씨의 전 여자 친구의 말을 듣고 성원씨가 여자를 때린다는 의심을 품게 됩니다. 그 의심은 눈덩이가 굴러가는 것처럼 점점 커지게 되죠. 그 의심을 커져가 결국 성원씨가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고 생각하게 되죠. 그래서 결국 둘은 멀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진경씨가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윤영씨에게 의심만 키우지 말고 한번 대화를 해보라고 합니다. 영화 마지막에 윤영씨는 성원씨를 찾아가 묻게 되죠. 근데 예상과는 다르게 성원씨는 진짜로 전 여자 친구를 때린 적이 있다고 말하죠. 그 순간 성원씨가 있던 자리에 싱크홀이 생겨 성원씨가 그 곳으로 빠지게 됩니다. 여기서 싱크홀은 약간 함정같이 느껴집니다. 이미 윤영씨는 자신의 집에서 성원씨를 쫓아낼 정도로 의심의 구덩이를 깊게 팠죠. 하지만 한번 믿어보자는 마음으로 성원씨를 찾아갑니다. 여기서 의심의 구덩이를 얇은 천으로 가려놓은 것입니다. 하지만 진실을 마주한 순간 그 믿음의 천은 사라지고 깊게 파여 있는 구덩이만 보이게 되죠. 결국 그 구덩이 속으로 성원씨가 빠진 것입니다.

윤영씨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렇게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믿음과 의심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갑니다. 여러분은 구덩이에 빠지게 되면 더 팔 건가요? 아니면 즉시 빠져나오겠어요? 어쩌면 그 구덩이가 처음부터 깊어 파서 나와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각종 사회문제


영화 초반 윤영씨가 사는 지역에 재개발 때문에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그들은 무력시위보다는 거의 행위예술에 가까운 방식으로 시위를 합니다. 재개발 때문에 덮어놓은 파란 천을 마치 바다인 것처럼 사용하여 해수욕을 즐기는 것처럼 말이죠.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잃는 재개발 문제를 다룬 것이죠.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의 사회문제가 그렇듯 초반에만 관심을 끌고 결국은 다들 관심이 없어지고 해결되지 못하게 되죠. 예술행위의 시위는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게 되죠. 결국 자신들에게 영향을 주는 문제에도 결국 무관심해지는 사람들.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현대 사람들을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적으로 싱크홀이 생겼기 때문에 백수였던 성원씨는 덕분에 일거리가 생겨나게 되죠. 성원씨 말고도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게 됩니다. 그래서 영화에 출연한 던밀스는 이런 말을 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하지 말걸’. 그들을 싱크홀이 자신들을 쓸모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전국적으로 생겨난 싱크홀은 사실 청년실업으로 인한 국가에 대한 청년들의 불만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말한 의심의 구덩이 같은 것이죠. 하지만 국가에서는 청년들에게 그 싱크홀을 메꾸는 일을 주게 되죠. 덕분에 청년들은 일을 하게 됩니다. 겉으로 보면 싱크홀이 메꾸어지게 되죠. 하지만 실제로 문제 해결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저 문제를 겉보기로 덮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일자리를 늘린다고 했지만 단지 몇 개월짜리 인턴 자리만 늘린 것처럼요. 결국 성원씨는 싱크홀을 다 메꾸게 되면 다시 백수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싱크홀이라는 국가에 대한 의심은 메워져 있죠. 스스로 그것을 덮었으니깐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다른 사회문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문제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그런 문제가 생겨나게 된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것보다는 누가 그 문제의 피해자인가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다는 것입니다. 왜 재개발이 되어야 하고 거기 살던 사람들은 왜 쫓겨나야 하는지에 대한 것보다는 누가 쫓겨나게 되고 평화 시위를 하는지에 관심 더 갑니다. 왜 전국적으로 싱크홀이 생겨나게 됐는지 보다는 누가 이 싱크홀을 메꿀지에 대해 관심이 더 갑니다. 현시대는 문제보다는 피해자가 더 흥미로운가 봅니다.

재개발 문제에 평화적으로 시위하는 사람들

영화적 연출


영화의 주제와 이야기도 무척이나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영화의 연출적인 부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로미오:눈을 가진 죄>에서 연출을 잘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분짜리 단편영화라서 그 매력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죠. 하지만 영화 <메기>에서는 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몽환적인 분위기 연출을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죠. 그런 연출로 인해 더욱 영화의 주제가 돋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과하지도 않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CG 기술은 영화의 분위기를 좀 더 살리는 역할을 했죠. 몽환적인 미장센과 적절하게 사용한 메타포. 참 좋다. 그리고 사회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보면서 유쾌하게 표현해서 좋습니다. 재개발지역을 휴양지 느낌으로 표현하고, 간호사들에 대한 편견을 도움닫기 뛰기로 표현하는 것이 참 기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컷 프레임이 참 좋죠. 뭔가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습니다. 참 대단한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장면 장면 하나가 다 좋았다.

끝맺음 


우리는 살면서 보고 싶은 대로 믿는 경향이 많다. 마치 성원씨처럼 말이다. 또한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경향도 있다. 마치 윤영씨처럼 말이다. 결국 믿고 의심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다른 이의 생각과 마음은 배제하고 오로지 자신으로부터만 나온다. 결국 구덩이에 들어가는 것은 자신 홀로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게 된다면 같이 구덩이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한 명은 다시 구덩이에서 빠지게 할 수 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구덩이에 스스로 빠지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하게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겠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주제가 잘 스며들면서 연출적인 부분과 스토리의 재미도 챙겼다고 생각했다. 독특한 한국영화를 보고 싶다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화 <메기>의 color


왓챠 평점: 4.5 / 5.0


몇줄평:

믿음과 의심은 한 끝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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