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있으면 '자기 검열'의 순간이 꾸준히 반복됩니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요. 좋은 의미, 좋은 단어, 좋은 문장을 생각하고 이리저리 조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거든요? 아주 쉽게, 이런 꼬라지를 하고서 글만 쓰면 다냐? 이런 마음, 이런 검열이에요.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책임감이 더 생기고요. 왜냐하면 제가 나중에 유명해질 수도 있잖아요? '그 사람 어때?' 했는데 '걔 그지같애' 하면 어떡해요. 그래서 내 할 일도 더 잘하고 싶어지고, 일관성 있게 꾸준히 못하는 살림이지만 가정에서도 내 역할을 조금 더 해보자는 마음이 생겨요. 왜냐하면 다시 말하지만 제가 나중에 잘 될 수도 있잖아요. 그럴 때 남편으로부터 진심어린 축하와 인정을 받고 싶어서요. 당신 잘 된거 다 내덕이다, 당신 글 쓰는 동안 내가 살림, 육아 다 했어라는 말 들어도 좋지만 이왕이면 당신 열심히 한 거 내가 알지, 내가 제일 잘 알지 이런 말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 사람 글은 잘 쓰는데 애는 개판이래. 또 이러면 안되잖아요? 그러니까 아이 앞에 더 괜찮은 엄마 어른으로 살고 싶기도 하고 아이와 좋은 관계를 아니다, 최소한 내 자식 잘 아는 엄마요. 그런 엄마이고 싶어요. 완벽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그냥 '그 사람 참 열심히 살아.' 이런 제가 되고 싶은 거예요. 그런 내가 되고 싶어서 자꾸 스스로를 챙겨보고 주변을 돌아보고 집도 단정하게. 그래서 글 쓰기가 좋아요.
오늘도 새로운 씀의 시도를 했어요. 제와피가 말하듯 노래하라고 하잖아요. 말하듯 써봤어요. 아주 쉽게. 너무 꾸미고 다듬지 않고 진짜 붓 가는 대로, 자판 위에서 손가락이 움직이는대로, 뇌가 명령하는대로 다시 읽고 지우고 고치지 않고(사실 몇 번 했음) 그냥 쭈욱 써봤어요. 왠지 멋지네요. 너 마음에 든다, 나 너 좋아하냐 이런 마음이 드는 오후입니다.
올 해 목표가 브런치에서 글 100편 발행하기예요. 이 글을 올리면 71편이 되어요. 목표달성율 71%. 괜찮죠? 혹시 몰라서 하는 말인데 갯수 채우려고 쓴 글 아니예요. 진짜.
사진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