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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스팟 Oct 17. 2023

점심은 혼밥하고 싶은 나,
사회성 부족인가요?

사회성과 사교성의 차이


<고민 사연>     

팀원들과 매일 같이 얼굴 마주 보고 일해야 하다보니 점심 시간은 조용히 혼밥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 것을 안 좋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나요?      

회사에서 혼밥하지 말라고 지적을 한 것은 아닌데 혹시 사회성 부족한 사람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해서요.       

(댓글)

 ☞ 항상 점심을 팀원들과 먹을 필요는 없죠. 차라리 그 시간에 운동을 하거나 자기 계발하는 일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 본인 선택이지만 좋게 보지는 않을 겁니다. 단순히 점심 식사가 아니라 유대감을 만드는 시간이 되니까요. 본인이 선택하고 결과를 책임져야 합니다.
  ☞ 점심도 같이 먹고 싶지 않는 사람들과 일은 어떻게 하나요? 면접에서만 소통을 잘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실무에서도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어가야죠.



라떼는 말이야


불과 10여년 전 내가 신입사원 일 때만 하더라도 팀원들이 같이 점심을 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계산은 한 명이 대표로 하면 그 사람한테 현금을 주거나 이체해 주는 방식이 익숙했다. 


그러다 한 신규 직원이 입사한 후 새로운 문화가 도입된다. 이 분은 팀원들과 식사를 마치고 가장 먼저 계산대로 가서 본인 식대만 카드로 계산하고 나가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나름 문화충격이었다. 그 다음 사람이 나머지 사람들의 식사 비용을 카드 결제하고 다시 현금으로 돌려받기도 하다가 어느 시점부터인가 다 각자 개인 카드로 결제하는 문화가 정착되었다. 


당시에는 키호스크가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8명이 같이 식사하고 다 각자 계산하면 바쁜 점심시간에 식당 직원 한 분이 계산대 앞에서 일일이 계산을 해야 했고, 그러면 식당 직원 분한테도 왠지 민폐 식사자가 된 것 같았고 한 명 한 명 계산하다 보면 줄도 길어지니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일행 중 한 명이 대표로 결제하는 것이 익숙하던 문화에서 불과 1~2년 사이 개인 카드로 각자 계산하는 것에 적응해 갔다.


그러다 찾아온 팬데믹. 혼자, 그것도 한 칸씩 띄어서 칸막이 속에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식사하라고 강요하는 사회로 전환된다. 4명이 모여서 식사라도 하면 당장 벌금행이다. 3년 간 반 강제로 혼밥하던 시기에서 엔데믹이 도래하며 혼밥 논쟁이 시작된다. 이전으로 회기하여 팀이 같이 식사하며 화기애애하게 유대감을 만들고 싶은 자와 혼밥의 효율성과 편안함을 경험한 자들의 물러 설 수 없는 치열한 논쟁이 조회수 2만을 찍으며 베스트 글에 등극한다. 


한 사회에서 치열한 논쟁을 일으키는 주제를 들여다보면 그 사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예를 들어 지금은 지났으나 탕수육 소스를 부어먹느냐 찍어먹느냐 하는 논쟁부터 민트초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민초단 구분 논쟁들을 보고 있자면 한국 사회가 개인의 취향을 세분화하고 싶어하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에 혼밥 문화가 뜨거운 감자가 되었는 것은 한국 직장 생활에서 중시되던 가족 같은 문화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감지 할 수 있다.     


혼밥 하면 사회성이 없다

사교성과 사회성을 구분하자!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사교성과 사회성을 구분해야 한다. 혼밥을 선호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사회성보다는 사교성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교성이 높은 사람이 사회성이 좋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향해 사회성이 부족하다 말하지만 이것은 틀린 말이다. 


사교성은 남과 사귀기를 좋아하거나 쉽게 사귀는 성질로 다수와의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사교성은 개인의 특성에 따라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는 것이지 모두가 사교성이 높을 필요는 없다. 특성에 따라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고 소수와의 사람들과의 어울림만으로도 만족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반면 사회성은 다른 사람들의 기분과 감정 상태를 잘 이해하여 이에 적절하게 자신의 행동을 조절함으로써 원만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개인의 소질이나 능력을 뜻한다. 사교성이 개인의 속성으로 높이거나 낮추어야 할 필요가 없다면 사회성은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함양해야 하는 시민으로써 누구나 함양해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속성인 것이다. 


혼밥을 선호하는 글쓴이의 행동이 어느 팀에 속하느냐에 따라 적응적인 행동이 되기도 하고, 비적응적인 행동이 되기도 한다. 만약 글쓴이의 팀 구성원들 다수가 혼밥을 선호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을 편안해 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면 혼밥 자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반면 팀 구성원 대다수가 함께 어울리는 것을 선호하고 소소한 개인사들도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모여 있는 팀이라면 혼밥 하는 사람을 걱정하며 챙겨주고 싶어서 자꾸 같이 식사하자 할 수 있다. 때로 개인 성향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사회성을 운운하며 잘못된 행동으로 치부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만약 다수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권장하는 팀에 혼밥을 선호하는 개인이 팀에 속했다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혼밥하고 싶지만 타인의 시선이 걱정되는 당신을 위한 간단 처방전 

나 먼저다음 너     


비행기 이륙 후 비상 상황에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호해야 하는 어린이와 함께 탑승하고 있다면 보호자가 먼저 착용해야 할까? 어린이를 먼저 착용시켜야 할까? 비행 전 안내 사항에서는 보호자가 반드시 먼저 착용할 것은 권장한다.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한 아이라 할지라도 보호자의 호흡이 제대로 챙겨지지 않으면 자신도 아이도 보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 내에서 원만한 관계를 가져가고 싶다면 우선 나의 만족 상태에 대해서 면밀하게 살펴보고 자신의 욕구를 우선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욕구는 무시한 채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려는 행위는 비상 상황에서 호흡기를 타인 먼저 채워주려는 행위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런 표현도 하지 않고 혼자 가서 식사를 한다면 글쓴이가 걱정하고 있었던 것처럼 팀원들로부터 좋은 시선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글쓴이의 의도와는 다르게 ‘우리랑 식사하기 싫은가?’, ‘식사하기도 싫은 사람들과 일은 어떻게 하지?’ 등과 같이 오해가 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중하게 자신의 욕구를 팀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내가 원하는 것은 “점심은 혼자 먹고 싶다.”이다. 그런데 이 욕구를 대뜸 “전 점심 식사는 혼자 먹겠습니다.”라고 팀원들에게 통보해 버리면 수 많은 개인들의 해석이 뒤따라 붙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럴 때는 내가 왜 점심을 혼자 먹고 싶은지 표면의 욕구 이면의 욕구들을 먼저 탐색해 보고 이것을 자원으로 표현해 보면 좋다. 

예를 들어 “나는 점심을 혼자 먹고 싶다.”는 이 상황에 대해서 스스로 5번의 왜(why)를 질문해 보는 것이다.                     

(나의 욕구) 나는 점심을 혼자 먹고 싶다.

1 why : 왜 점심을 혼자 먹고 싶지?
  - 왜냐하면 혼자 점심을 먹으면서 오전에 집중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why : 왜 에너지를 충전하려고 하지? 
  - 점심에 충분히 쉬어서 에너지가 충전되면 오후에 집중해서 일할 수 있다. 
3 why : 왜 오후에 집중해서 일하려고 하지?
  - 열심히 일해서 나의 성과를 만들어 가고 싶다. 
4 why : 왜 나의 성과를 만들고 싶지?
  - 내가 좋은 성과를 내면 우리 팀도 높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5 why : 왜 내 좋은 성과를 팀의 성과를 연결시키려 하지? 
  - 팀이 함께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내 마음 속 깊은 곳의 이유를 들여다보면 팀원들에게 내가 점심을 혼자 먹고 싶은 이유를 보다 잘 설명할 수 있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팀장님, 저는 우리 팀에서 함께 성과를 내는 일이 참 즐거워요. 오후에 집중해서 팀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며 성과를 내려면 점심 시간에 충분히 혼자 쉬어야 집중이 더 잘 되더라구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가 점심을 혼자 먹어도 될까요?”     


내면의 욕구를 가지고 ‘혼자 밥을 먹는’ 행동을 요청할 수 있으면 ‘팀원들이 싫어서 혼자 밥 먹는구나.’ 등과 같은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대화를 준비해 본다면 상대방의 예상 답변에 따른 나의 추가 답변도 준비해 볼 수 있다.      


상대가 나의 의견을 수용해 주면 좋겠지만, 내 의견을 수용해 주지 않는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고 대화를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보통 대다수의 사람들이 대화를 시작할 때 자신의 입장만 들고 가서 대화를 할 때가 많다. 


한 예로 층간 소음으로 아랫집이 윗 집에 ‘조용해 해주세요.’라고 이야기 해야지 하는 입장만 가지고 올라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윗 집이 ‘네, 시끄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할 것이다라는 예상 답변만 들고 올라갔다가 ‘아니, 공동주택에서 그 정도도 감당 못하면 혼자 살아야지 왜 이런데서 사세요?’라고 공격 태세를 보이는 상대를 만나게 되면 적지 않게 당황해 하는 경우가 생긴다. 내 입장이 아무리 합리적으로 보인다 할 지라도 내 의견에 반대한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한 가지만 더 생각해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면 당황하지 않고 서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적절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의 사례와 같이 상사가 ‘점심은 꼭 함께 먹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의견에 반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때는 어떤 이유에서 점심을 함께 먹기 원하는지 상대의 욕구에 대해서 들어보고 상대의 이유와 나의 욕구 중에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 판단해 보고 결정하면 된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개인적인 시간 확보가 어렵다면 오후에 내가 보다 집중해서 일하기 위한 다른 방법을 어떻게 확보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플랜 B를 고민해 보면 된다. 


직장생활에서 문제를 키우지 않기 위해서는 구성원들과 자주 피드백을 주고 받는 , 이 한 가지를 꼭 기억하자. 



[활동지 처방]나는 왜 그렇게 하고 싶은 걸까?


‣ 요구 작성하기

“점심은 혼자 먹고 싶다” 등과 같이 내가 원하는 요구 사항과 나는 그 것을 왜 원하는지 작성해보기


요구 작성하기


1 why
2 why
3 why
4 why
5 why


‣ 욕구 바탕으로 요청사항 정리해보기

“저는 팀원들과 오후에 집중해서 일하기 위해 점심 시간은 혼자 시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등과 같이 나의 욕구를 바탕으로 요청사항을 정리해보자.


요구사항 정리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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