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이 주는 아픔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 입장에서는, 자신의 형량이 얼마나 나올지가 가장 큰 관심사항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필자가 국선전담변호사로 근무한 12년 동안 수천 명의 피고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형량이 얼마나 나올까요?”
라는 말이었다.
세상 모든 일이 100%가 없고, 항상 원칙과 예외가 있기에
형량을 정확하게 맞추기는 어렵지만,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함) 증거기록을 검토해 보면, 얼마의 형량이 나올지 예측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고인들이 형량에 대해 물어볼 때면
예전에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던 동료 변호사님이 생각난다.
그 동료변호사님의 어머니께서 병원에 가셨는데,
갑작스럽게 암 선고를 받으셨고,
암선고를 받고 6개월 만에 돌아가셨다.
그 변호사님은 어머니를 담당하는 교수님으로부터
"앞으로 6개월 정도의 시간만 남았다"
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게 되었고,
그 교수님의 말처럼 6개월 후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결국 그 담당교수님의 말이 사실이었지만,
"6개월의 시간만 남았다"는 말을 들었던 그 순간이
그 변호사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 변호사님은
예전에는 피고인들이 형량을 물어보면,
“얼마의 형량이 나온다"라고 말했었는데,
어머니 일을 겪고 난 후부터
이제는 피고인들이 형량을 물어봐도
”얼마의 형량이 나온다”는 말을 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지금도 피고인들이 필자에게 형량이 얼마나 나올지 물어보면, 그 변호사님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