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살고 싶다는 마음>
우리 집에는 식물이 없다.
물 주는 횟수, 햇빛의 방향, 온도 조절 같은 걸
챙길 자신이 없어서 애초에 들이지 않았다.
썰렁한 집 안을 둘러보던 엄마가
작은 화분을 하나 주셨다.
"이건 잘 안 죽어. 물만 잘 주면 돼."
그 말을 듣고도,
나는 그 ‘물만 잘 주면 돼’라는 말이
벌써부터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무언가에 애정을 쏟는 일을
오랫동안 버거워해 왔다.
매일 무언가를 돌보고,
신경 쓰고, 상태를 살피는 일.
그건 늘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일 같았다.
살아내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하루의 에너지를 다 써버리곤 했다.
애정을 준다는 건,
지치지 않은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나는,
조금 오래도록
지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침마다 화분 속 흙을 손으로 만졌다.
말라 있나, 축축하진 않나.
물을 너무 많이 줘도 안 되고,
너무 안 줘도 안 됐다.
적당히,
그게 제일 어려웠다.
일도 그렇고,
사랑도 그렇다.
나는 뭐든 한 번 빠지면 푹 빠졌다가
금세 식는 사람이다.
지나치게 애쓰거나,
아예 등을 돌려버리거나.
적당히,
그게 내게는
항상 제일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다 문득,
아침마다 화분 속 식물을 궁금해하는
나를 발견했다.
화분에 물을 주며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예쁘다, 참 예뻐.”
오늘도 이렇게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내가 바라는 건
사실 그거 하나뿐이다.
오늘도 이렇게 살아 있는 것.
그래서 나는
오늘도 화분에
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