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름 시립 극장의 울름 시립 오케스트라
극장 오케스트라는 오페라 반주에만 국한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일부 연주자들 조차도 극장 오케스트라를 시시하게 여기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극장 오케스트라의 실제 운영 방식과 그들이 맡고 있는 다양한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오해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은 음악, 무용극을 전용으로 생산하는 전문 오페라 극장이 없는데다 음악극 또한 간헐적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전문 극장 오케스트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대부분의 시립 예술단이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로만 구성되어 있어, 무대 장식이나 장치가 필요한 종합예술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울름 필하모닉(이하 울름필)은 울름 극장 소속으로, 음악극 반주뿐만 아니라 독립적인 공연 활동도 활발히 펼친다. 이들은 오페라와 뮤지컬을 비롯해 연극이나 무용극의 음악을 부분적으로 맡기도 하며, 극장 내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위해 협력한다. 극장 오케스트라의 다채로운 역할 덕분에 단순한 ‘반주 오케스트라’ 이상으로 중요한 예술적 기능을 수행한다. 그 어느 연주자도 종합예술의 음악담당을 시시하게 여기지 않으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취향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울름필의 이번 시즌 오페라 다섯 작품과 뮤지컬 두 작품의 반주만 해도 약 80회에 달한다. 또한 정기연주 5회, 실내악 연주 7회, 신년 음악회 9회와 10회 이상 기획 연주회를 포함해 다양한 소규모 공연까지 합치면 약 120회 정도를 시즌 내 소화한다. 이는 극음악의 반주를 넘어서, 독립적인 콘서트 오케스트라로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은 울름필의 첫 정기연주가 열린다. 시즌 첫 연주라 지휘자는 타악기 연주자 13명이 필요한 대규모 곡을 선택해, 객원 연주자를 총 30명 섭외했다. 이 연주는 시에서 관리하는 1300석 규모의 컨벤션홀에서 열리는데, 이미 1000석 이상의 정기회원이 확보된 상태라 온라인이나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티켓은 200장 남짓이라고 한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지지가 탄탄하다는 점은 대도시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은 극장 오케스트라의 활동은 울름필만의 특징이 아니라 독일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독일의 극장 오케스트라는 단순히 반주 기능을 넘어, 종합예술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며,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적 역량을 확장해 나간다. 이는 독일 예술 문화 시스템의 강점으로, 연주자들에게 더욱 폭넓은 예술적 기회와 열망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p.s.
연주자들이 연간 수행하는 공연의 양은 단체협약에 명시된 직무량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연주자의 개별 연주 횟수는 로테이션으로 조정되기 때문에 실제로 각각 100회 미만의 연주를 소화한다.
*프로그램*
1. PHILHARMONISCHES KONZERT 2024
Charles-Marie Widor La nuit de Walpurgis, op. 60
Béla Bartók 1. Violinkonzert, Sz 36, BB 48a
Silvestre Revueltas Sinfonische Suite »La noche de los Mayas«
Alberto E. Ginastera Konzertsuite aus dem Ballett »Estancia«, op. 8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