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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ete Oct 29. 2023

[프롤로그] 독일극장 이모저모 2

독일 16개 연방주 공연예술계를 중심으로

 독일은 13개의 연방주와 3개의 특별시(브레멘, 함부르크, 베를린)로 나뉘어 있다. 주마다 고유한 문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도시에나 랜드마크인 극장이 있다. 수많은 영주국이 존재해 특별한 극단을 만들고 경쟁하듯 예술성을 뽐냈던 역사적 배경은 독일 극장이 지역 곳곳에 자리 잡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문화예술의 가치가 정서적, 도덕적 함양을 위한 교육적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기에 정치적 측면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재정적 지원 의지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그러나 독일의 극장과 오케스트라도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독일 또한 문화예술의 상업화와 시장 지향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는 뮤지컬, 이벤트 중심의 축제 및 기획 콘서트와 같이 수익 창출을 목표로 운영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독일의 극장계는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경쟁해야 하면서도 문화예술에 대한 정치적 지원과 지자체의 재정 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더불어 산적한 위기에 맞서 개혁과 제도적 시스템 혁신, 제작 및 예술 형식 간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독일 각 연방의 문화적 특성은 다양하지만 공공 극장의 운영 시스템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 영미권과 다른 독일 극장 시스템의 특징을 5가지 키워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레퍼토리 운영 방식

독일 극장 시스템과 극장 운영의 기원이자 핵심 개념이다. 극장의 레퍼토리는 한 시즌에 (예: 10월부터 다음 해 7월까지) 초연, 개봉, 재상연 되는 모든 작품이 포함된다. 이는 재정적으로 부담을 주는 대형 작품, 인기 있는 작품 그리고 실험적 작품까지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보장한다.


2. 앙상블

앙상블은 극장에 영구적으로 고용된 예술가 즉 음악가(솔로 성악가, 합창 단원, 오케스트라 연주자), 배우, 무용수를 말한다. 독일의 거의 모든 도시, 주, 지역 극장에는 고용된 예술가로 이루어진 앙상블이 존재한다. 이들은 작품 생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작품 규모에 따라 게스트 예술가나 타 지역 앙상블과 협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3. 다장르 극장

독일의 극장계에는 단일 장르 극장과 다장르 복합 극장이 공존한다. 단일 장르 극장은 일반적으로 연극이나 오페라 같은 한 가지 장르만 공연하는 극장을 말한다. 반면 다장르 복합 극장은 극장의 규모에 따라 한 지붕 아래 두 개에서 많게는 5개의 장르가 결합한 형태이다.


4. 보조금

공공 극장과 오케스트라는 평균 80% 이상 각 주와 도시로부터 공적 자금이 조달된다. 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티켓 가격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총예산에서 75% 이상 높은 인건비를 감당해야 하며 작품 제작 비용으로는 10%,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5. 매뉴팩처링 생산방식

독일의 극장 운영은 아이디어부터 공연까지 한 극장에서 모든 작업을 처리하는 매뉴팩처링 생산방식을 채택한다. 이것은 예술, 기술, 수공업, 행정의 직업군을 통합한 하나의 기업처럼 운영된다.


독일의 극장계는 이러한 특징들을 바탕으로 다양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며, 한편으로는 문화예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극장 이모저모 2'에서는 독일 각 연방의 통계학적 측면부터 지역적 특성 및 문화정책을 탐구하고, 독일 공공 극장과 오케스트라 그리고 독립, 자유 극장 등 공연예술계를 중심으로 역할과 의미를 파악하려 한다.


한국은 독일 못지 않은 문화적 특징과 역사적 유산을 가지고 있다. 지자체는 지역 문화의 특색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관광 중심의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하지만 전통성과 영속성의 측면으로 봤을 때 논의와 개혁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독일 극장계가 문화 정책간 상호 작용 및 지역 내 문화예술 생산 기관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통찰하기 바란다.


필자는 현재 독일 공연예술대학의 극장과 오케스트라 경영전공 석사 과정 중에 있으며, 다양한 자료를 조사하고 통합하여 의미 있는 결과물이 되도록 노력해 보고자 한다. 또한 개인의 의견을 덧붙이기는 하나 참고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글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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