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잠> 프롤로그

by HANA


프롤로그








* 본 이야기는 실제 사건, 인물, 장소, 시대와 관련이 없으며,

99% 허구적 상상에 의한 창작물임을 밝힙니다.






검은 우주 같은 강물이 넘실대고 있다.

캄캄한 수면으로 고층빌딩들의 조명이 비춰진다. 서울의 야경을 그대로 반사하는 검은 강물은, 문득 저아래가 진짜 세상은 아닐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엔 너무도 복잡한 이 세상에, 과연 명확한 진짜와 가짜가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하늘과 수면의 경계,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불명확해지며 마치 세상이 통으로 하나가 된 것만 같은 착각을 주는 이 어둠의 시간. 한강의 밤은 조용히 빛나고 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돗자리에 앉아 야식을 먹는 사람들, 삼삼오오 모여 사진 찍는 사람들, 뭐가 그리도 재밌는지 히히덕거리는 무리들. 강가 부근에는 이십 대 초반의 대학생처럼 보이는 청년 셋이 머리를 맞대고 휴대폰을 보고 있다. 한강을 배경으로 함께 찍은 사진을 보는 중이다.


“잠깐만, 여기 뭐가 있는데?”


한 청년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화면을 손가락으로 터치하여, 휴대폰의 사진을 확대해본다. 다른 청년들도 호기심에 달라붙어 유심히 화면을 본다.


“뭐 같냐, 이거? 약간 사람 같기도 하고.”


따분한 일상에 도파민이 터지는 신기한 현상을 발견한 청년들이다. 이 밤중에 저 조그만 화면 속에서. 청년들은 이 재미난 사건의 불씨가 꺼질새라 득달같이 휴대폰에 달려들었다. 되살아난 생기를 감출 새도 없던 청년, 뚫어지게 화면을 바라보다 곧 얼굴이 굳어진다.


“이거, 사람 맞는데?”


소스라치게 놀라며 흩어지는 청년들. 휴대폰을 그대로 던지고, 휴대폰을 왜 던지냐며 욕을 하고, 너 같으면 안 던지겠냐며 한바탕 소란이 난다. 잠시 후, 한 청년이 떨어진 휴대폰을 주워 다시 화면을 본다. 이내 한강을 보는 청년의 표정은 얼떨떨하다.


“강에 사람이 빠진 것 같은데.”


호기심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눈빛의 청년들은 머뭇머뭇 강 쪽으로 걸음을 옮겨간다. 멀리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고, 점차 소리가 커진다. 사이렌 소리에 언뜻언뜻 희미하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섞여서 들리는 듯하다. 그날, 한강 하늘에는 붉은 보름달이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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