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
밖으로 나가야지
빨간 머리를 하얗게 지워버릴 거야
난 더 예뻐질 거야
얼음구두, 얼음코트, 얼음목도리
유일하게 뜨거운 손을 내밀어
너에게 악수를 청한다
봄인 척 다가온 너는
손 안에 순식간에 녹아들었다
네가 사라진 곳
차가운 물이 고인다
하얗게 예쁘기도 하지 너의 영혼
날선 너의 삶덩이가 나를 짓누르고
가시들이 머리칼을 헤집는다
그래도, 아직은 너를 사랑한다
잡아주지 않으리란 걸 알지만
계속 손을 내밀고 있다
거짓말에 서툰 어느 진심 한 장이
허공에서 떨고 있을지도 모르니
아직은 너를 기다린다
허공을 정처없이 휘날리며
봄을 흉내내는 또하나의 계절이 가고 나면
머리는 새하얗게 될 거고
그럼 분명 더 멋질 거야
괜찮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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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나에게 꼬리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