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오늘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에 Mar 31. 2024

나 상무 됐엉!

상무님은 누구랑 연애해?


친구 Z, 선배와 셋이 모였다.

작년 가을에 보고 몇 개월 만이었다.

이번에도 선배가 맛있는 거 사준다며 우릴 모았다.


우리 셋은 같은 업계에서 만나 친해진 사이다.

Z와 선배가 계속 연락을 하며 지냈고, 나도 Z와 계속 연락을 하고 있던 터라 Z를 매개로 우리 셋은 아주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다시 보게 되었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지금껏 이들과의 만남이 편안하고 유쾌하고 유익하다.


——


Z와 나는 마치 오랜 친구처럼 잘 맞아서 빠르게 가까워졌고 특별한 비밀도 공유한 사이다.

우린 서로 닮은 부분이 많은데, 특히 연애관이 비슷하다. 당연하게도 우린 서로의 모든 연애사를 디테일하게 알고 있고, 어느 때엔 나이 차이와 심지어 이름까지 똑같은 남자를 만난 적도 있다!


우리가 나이 차이, 이름, 상황(사내연애)까지 똑같은 연애를 했던 그때, Z는 회사에서 부장이었다.

(Z는 승진이 빠르다.)

Z부장은 타 부서의 대리와 비밀 사내연애를 했다.

“어머 그럼 그가 너한테 ‘부장님~’이라고 불러?

오 섹시하다!!” ㅋㅋㅋ


난 Z의 연애사를 들으며 감정이입을 제대로 했다. 그때 나는 회사의 인턴과 몰래 사내연애를 하고 있었으니까.


Z와 나는 일도 연애도 열정적으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연애가 끝나면 ‘대체 우리의 문제가 뭘까?’ 곱씹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술기운에 울다가 웃다가 또 울었다 웃었다.


——


선배는 작년에 모 대기업의 부대표로 취임했고, 신규사업을 잘 이끌고 있(는 것 같았)다.

표현이 직설적이고 목소리 톤이 높은 Z가 특유의 하이톤으로 선배 얼굴을 빤히 보며 묻는다.


뭐야? 원래 일 잘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Z의 돌직구 질문에 우리 셋은 어린애들처럼 큭큭거렸다. (이런 거 넘 좋앙! :D )

반말도 그녀라서 귀엽다.

난 Z의 이런 모습이 부럽다.

나에겐 없는 모습.

우린 닮았지만 다르다!


Z는 또 아무렇지 않게 툭 뱉는다.

나 상무 됐엉!


“어머 축하해!!!!!

뭐야? 왜 말 안했어??!“

“뭘 말해~ 민망하게.“ (Z답다)

“우리한테 알려줘야지~ 축하할 일인데~ 파티하자!“

“결정은 됐고 발표는 담달 초에 나.”


근데 상무님은 누구랑 연애해?


너 부장일 땐 대리랑 사귀었자너.

그럼 이제 차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둘은 동시에 낄낄거렸다.


이젠 그렇게 못할 거 같아~ 안되는 거 아닐까?

그.. 런.. 가……?



#사내연애

#상무님의연애

#밥잘사주는예쁜누나

매거진의 이전글 일주일에 네 번의 장례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